(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최근 체육계의 화두인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추진에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대한체육회-KOC 분리'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사안이다.
'대한체육회-KOC 분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분리에 반대했다.
먼저 김승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 향해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결정까지 2~3년 밖에 남지 않았다"며 "(KOC와 체육회를 분리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전세계를 다니며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는가"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이기흥 회장은 "분리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며 "올림픽 유치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유치에는 적극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최형두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정치에 활용될 위험이 높다. 체육의 가치는 단합과 팀워크인데 그 반대인 분열의 길로 갈 수 있다"고 KOC 분리 움직임 자체를 비판했다.
이어 최형두 의원은 "왜 꼭 분리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국가마다 사정이 다른 것 아니냐"고 이기흥 회장에게 물은 뒤 "더 중요한 문제는 체육이 정치로부터 분리되고 독립하는 것"이라고 KOC 분리 추진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체육회는 전체 예산의 90% 이상을 정부 지원으로 충당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준정부기관으로서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 체육회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돼 있다"며 KOC의 분리를 통해 체육회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을 기준으로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스포츠 선진국들을 포함해 전세계 87% 국가들이 체육회와 NOC(국가올림픽위원회)를 분리하고 있다"며 주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박정 의원은 "KOC 분리가 체육계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문제는 여야가 공청회를 통해 다루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기흥 회장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다면 체육인들이 논의의 장을 만들어보겠다"며 수긍했지만 "일본은 NOC가 분리돼 있지만, 미국의 경우 형태는 통합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배현진(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김헌일 청주대 보건대 교수를 향한 질문으로 KOC 분리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배현진 의원의 "KOC를 분리하면 체육계의 악습과 병폐를 뿌리뽑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김헌일 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리 근절은 법과 사법 체계에서 다뤄야 한다. 문체부, 여성가족부, 경찰도 하지 못한 것을 체육회가 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배현진 의원이 다시 "KOC 분리 추진이 책임을 대한체육회로 떠넘기는 것으로 봐도 되느냐"고 묻자 김헌일 교수는 "맞다. 문체부의 노력은 없었다"고 문체부를 질타했다.
김헌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 대한체육회가 계륵"이라며 "돈을 투입하면서 써먹을 수 없으니 계륵"이라면서 문체부가 KOC를 분리한 뒤 체육회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KOC 분리 추진에는 IOC가 우려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측에서 IOC의 제임스 매클레오드 NOC 협력국 국장이 보낸 서한을 지난달 공개했다.
서한에는 "대한체육회를 두 개의 단체로 다시 분리하고자 하는 외부의 압력에 매우 깊게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체육회가 IOC를 등에 업고 정부에 각을 세운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이나 사무총장도 아닌 사람이 NOC 위원장(이기흥 회장)에게 서한을 보낸 게 이례적"이라며 "공식 서한도 아닌, 국장이 서한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대한체육회는 이리 무례한 서한을 왜 공개한 것이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기흥 회장은 "IOC에서 보내는 문서는 거의 위원장 이름으로 오지 않는다"며 "그동안 거의 매크렐오드 국장이나 부총장 명의로 문서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병훈 의원은 "KOC 분리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이제 스포츠강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지금은 올림픽과 엘리트체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KOC 분리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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