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는 지난 9일 승리를 외친 자리에서 여성 참정권의 상징인 흰색 정장을 입었다. /사진=카멀라 해리스 인스타그램 캡처

1920년 미국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지 100년 만에 첫 여성 흑인 부통령이 미국에서 탄생했다.
카멀라 해리스. 그는 지난 9일 승리를 외친 자리에서 여성 참정권의 상징인 '흰색' 정장을 입었다. 이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오늘, 모든 소녀는 미국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100년 이상 투표권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왔던 모든 여성 그리고 투표권을 지켜내기 위해 계속 싸울 의지를 보여준 여성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미국 패션 매거진 보그는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이 (옷을 통해) 자신의 선거와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을 연관지었다"고 분석했다. /사진=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패션 매거진 보그는 "해리스 당선인이 (옷을 통해) 자신의 선거와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을 연관지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외친 승리와 그의 흰색 정장은 어떤 의미가 담겨진 것일까.


Suffragette White… 백색 물결의 '힘'
서퍼러제트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여성 참정권 운동과 그 운동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진=영국 LSE Library 도서관 제공

서퍼러제트(Suffragette)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여성 참정권 운동과 그 운동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라는 참정권 운동은 영국을 시작으로 일어났다. 활동 초 평화적으로 참정권 운동을 전개한 서퍼러제트는 사회가 변화하지 않자 결국 극단적 투쟁을 전개하며 운동을 이어간다.

이후 1918년 영국 여성들을 시작으로 1920년 미국 여성들도 투표권을 갖게 됐다.
서퍼러제트는 참정권 운동을 진행할 당시 주로 흰옷을 입었다. 이는 사람들 눈에 잘 띄기 위함이었다. 흰옷 특성상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에 맞춰 누구나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더불어 서퍼러제트가 참정권 운동을 진행했던 시기는 컬러신문이 나오기 전이다. 흑백신문으로 보도된 당시 모습을 보면 이들이 흰옷을 입었기에 백색물결은 사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시작해 연대의 표시로 확장된 흰옷. 패션 큐레이터 김홍진씨는 과거 "옷은 시대정신이 보이는 거울이다"고 말한 바 있다.


승리 자부했던 힐러리도 흰옷 장착
지난 2016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의 대선 3차 TV토론 당시 힐러리는 흰색 정장을 입고 나왔다. /사진=abc뉴스 라이브 방송 캡처

지난 2016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의 대선 3차 TV토론 당시 힐러리는 흰색 정장을 입고 나왔다. 이를 두고 힐러리가 선거의 승기를 잡겠다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미국 역대 최연소 의원인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지난해 첫 의회 자리에서 흰색 옷을 입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참정권 운동가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을 위해 의회를 찾았을 때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흰옷을 입고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 국정연설 자리에서도 흰옷을 입은 바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 혐오적 발언 때문.

미국 매체들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흰옷을 두고 "트럼프를 향해 조용히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