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깜짝 실적’ 배경에는 효자로 떠오른 비은행 계열사가 한몫했다. 보험과 카드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내며 실적 약진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이중 지주계열 보험사의 경우 대부분의 CEO(최고경영자)가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신한금융은 내년 계열사 합병, KB금융 역시 장기적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 CEO 연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김민준 기자

코로나19 선방, 연임 ‘청신호’
주요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 수장 중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등이 다음달 임기가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올 3분기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 신한생명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7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인 1239억원을 3분기에 이미 넘어섰다. 오렌지라이프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133억원으로 전년 동기(2116억원)보다 17억원(0.8%) 증가했다.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안정세를 보였다. 

실적 호조세 속 두 수장의 연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연임 이슈보다 내년 7월로 예정된 보험사 통합이 더욱 중요한 과제다.

신한생명(약 34조원)과 오렌지라이프(약 34조원)가 합병하면 총자산이 약 68조원이 돼 NH농협생명(65조원)을 제치고 업계 4위권 생보사가 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성공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초대 수장은 성 사장과 정 사장 중 한 명이 유력하다. 두 수장의 시선이 연말보다 내년에 쏠려 있는 이유다.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2016년 취임 이후 3번의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어 재연임 가능성이 적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부진한 실적이다. KB손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한 1866억원에 그쳤다. 손보사 대부분이 코로나19 반사이익을 얻으며 실적 상승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성적이다. 

단 장기적인 성장성과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내재가치(EV)는 7조9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양 사장이 취임 이후 꾸준히 EV를 중시해왔고 과거 실적 부진 때도 연임된 적이 있다는 점과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까지 흡수한 상황에서 그룹 내 양 사장만한 보험전문가가 없다는 점에서 연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또한 당장 내년 신한금융의 통합 보험사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윤종규 회장이 KB의 보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양 사장을 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B생명 사장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올 3분기 KB생명의 누적 순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82억원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 초 취임한 허 사장은 올해 KB금융의 인사원칙인 2+1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농협생명은 올 3분기 64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대비 160.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8% 증가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와 비용 절감을 위한 고강도의 노력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NH농협금융 내에서도 보험계열사 선전에 내부적으로 만족해한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NH농협금융은 2년 임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미 2년간 임기를 채운 홍 사장이 재연임할 지는 순전히 NH농협금융의 결정에 달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