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은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경제3법(공정경제3법), 노동관계법 등 당면 현안을 놓고 하루종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은 공수처 출범을 더 이상 지연시킬 수 없다며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을 언급하며 "정기국회 내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이중 특히 대립점이 가장 첨예한 공수처와 관련해서 국민의힘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상대기령'까지 내리며 입법 저지에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태세다. 결국 일차 분수령은 다음날(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끝나는 날까지 비상한 태도와 자세로 임한다는 각오로 국회 주변에 반드시 비상대기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사일정을 강행할 경우 언제든 원내에 들어가 투쟁에 나설 수 있게 지근거리에서 대기하라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주변에서 멀리 있지 말고, 연락하면 즉시 회의에 나올 수 있는 그런 거리에 있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법안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 "설마 이런 무모한 짓을 할까 생각을 하지만, 지금까지 민주당이 숫자의 힘을 믿고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을 보면 경계심을 전혀 늦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대해) 오늘내일 즈음 민주당과 다시 타협을 해볼 것이되, 민주당이 거부하고 일방적인 법 개정으로 나간다면 우리는 반드시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힘은 일관되게 야당이 동의할 수 있는,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으려 무리하게 법을 개정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의석수 열세 앞에 실효적인 방법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사실상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에 나섰지만, 이는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 전략 앞에 큰힘을 쓰지 못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종료되고, 국회 회기가 한번 종료되면 다음 회기에서 같은 사안에 대해 다시 신청할 수 없다. 민주당은 2~3일 회기의 임시국회를 연달아 열면서 '필리버스터 자동종료 후 다음 회기 법안처리' 식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필리버스터는 재적인원 5분의3 이상이 종료에 찬성하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국회 재적의 5분의3은 180석인데, 이는 범여권의 의석수에 가깝다.
안건조정위원회에 법안을 회부하는 방법에도 기대를 걸기 어렵다. 안건조정위는 이견 조정이 필요할 때 여야 동수로 구성되고 최대 90일간 안건을 심의할 수 있는데,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고도 별다른 조정 과정 없이 90일 이후 이를 자동적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한 바 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2021년도 예산안이 원내대표 간 회동으로 협상에 이른 것처럼 공수처도 원내대표 간 테이블에서 해결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정기국회 내 처리'를 요청한 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로 '속도조절'을 강조하며 내부적으로는 당의 입장을 정리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노동관계법과 관련해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환노위에 상정된 노동관계법 내용을 파악했다. 현재 환노위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오늘 노동관계법을 의원들과 같이 쭉 훑어봤다"며 "다만 노동관계법은 민주당 내에서도 정부안으로 갈 것인지 민주당 (환노위) 간사안으로 갈 것인지 정리가 안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서 당장 속도를 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여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노동관계법은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장 주재로 회의를 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이 의장은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논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경제3법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향해 '속전속결에 응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경제3법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경우 해당 법안을 논의 중인 정무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소위원장을 건너뛰고 상임위원장이 전체회의에 법안을 직권상정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안심사제2소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은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법이고, 잘못되면 임대차3법보다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클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천천히 검토해서 가야 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이걸 하루이틀 만에 처리해서 9일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 통과시키겠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며 "폭거를 저지른다면 할 수 없지만 경제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성 의원은 이 같은 취지로 의원들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모든 건 내일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끝나봐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공수처법을 밀어붙인다고 하면 다른 법안인들 제대로 될 리가 없고, 원내대표 간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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