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우리나라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시기가 과도하게 늦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그렇게 늦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방역당국은 2021년 2~3월부터 코로나19 백신 4종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콜드체인(저온유통)이 가능한 국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준비할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반년 대기, 거리두기 지쳤다"…수도권 대유행에 거리두기 흔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에는 1년 내내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국민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점, 확산세를 막기 위해 백신만큼 효과적인 방어수단이 없다는 판단이 담겼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0시 기준 일일 확진자가 686명 발생했다. 지난 8일 594명을 기록해 500명대로 소폭 감소한 뒤 하루 만에 다시 600명대로 증가했다. 역대 두 번째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던 3월 2일 686명과 동일하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서울 264명, 경기 214명, 인천 46명 등 524명으로 전날 385명 대비 139명 증가했다. 지역발생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이 79%에 달했다. 수도권 지역발생 1주 일평균 확진자는 440.4명으로 전날 416.4명 대비 24.1명 늘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번 주 일일 확진자가 550~750명, 다음 주에는 매일 9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지난 7일부터 2021년 1월 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연말연시 각종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겨울철에 이용객이 많은 스키장에는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백신 확보가 늦어지다 보니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이 불가피한 점, 기온이 오르는 2021년 3월 초까지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국민들이 극도로 제한된 생활 방식을 겨우내 이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가 백신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방역 경계감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접종까지 반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면 거리두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줄곧 거리두기 만으로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은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추위도 방역 활동에 매우 불리한 요인이다.
◇영국은 벌써 백신 접종…선진국보다 반년 이상 늦어질 수도
영국 정부는 80세 이상 노인과 보건·사회복지 요원, 요양병원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미국도 빠르게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실제 접종까지 반년 이상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
우리 정부가 2021년 국내로 들여오는 백신 4종은 Δ아스트라제네카 2000만 회분(2회 접종, 1000만 명분) Δ화이자 2000만 회분(2회 접종, 1000만 명분) Δ모더나 2000만 회분(2회 접종, 1000만 명분) Δ얀센 400만 회분(1회 접종, 400만 명분)으로 총 3400만명분이다.
그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회분은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백신 물량은 계약 직전 단계인 구매약관까지 체결한 상태다. 또 다른 1000만 명분은 전 세계 백신 공동구매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코로나19 1호 백신은 이르면 2021년 1월쯤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하는 백신 특성상 국가출하승인(국가검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계약 체결 전인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국내 도입 시기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품목허가 절차를 밟아야 하고, 화이자 제품은 섭씨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유통망이 필요하다는 점도 변수다.
백신은 치명률을 낮추고 확산을 막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행 상황에 따라 거리두기를 3단계까지 격상할 경우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심한 만큼 백신 도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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