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은 조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뉴스1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당 안팎에서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투표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결에서 찬성과 반대, 기권 중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다만 공수처법 개정안 찬성 표결이 민주당 당론은 아니었기에 지도부가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국회법에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자유투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 의원의 표결 불참에 대해 따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론 투표가 아니기에 당 차원에서 문제 삼을 근거가 없고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와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의원 불참에 대해) 몰랐다”고 짧게 답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투표는 당론 투표가 아니어서 조응천 의원 결정은 문제가 안 된다”며 “당론이 아니었다. (금태섭 전 의원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인 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가 ‘당론 위배’를 이유로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 의원은 금 전 의원의 사례와는 다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조 의원과 공수처법 표결에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두고 “좀비들 틈에 살아남은 귀한 생존자”라 평가하며 “양심을 지킨 두 명의 의원이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조 의원에 대한 징계 요청 등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빨리 당에서 나가라”, “해당 행위를 했으니 제명해라”, “당의 의견을 무시하러 민주당에 왔느냐” 등의 비난 글이 올라왔다.

조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당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배신했다”, “소신은 좋지만 국민의힘이 더 어울린다”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폭로한 주역으로도 유명하다. 초선 때부터 공수처 설치에 우려를 표하는 등 소신을 드러내는 일에도 주저하지 않으면서 금태섭 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 박용진 의원과 함께 ‘조금박해’라는 별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