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갬빗'/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이 인기와 호평을 받으며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10월23일 공개된 넷플릭스 7부작 드라마 '퀸스 갬빗'은 공개 후 28일간 전세계 6200만 가구가 시청했는데 이는 넷플릭스의 미니시리즈 형식 영상물 중 최고 수치에 해당한다.

더불어 92개국에서 톱10에 랭크됐으며, 그중 63개국에서는 1위에 올랐다. 해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3주간 톱10 랭크에 오르며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 요인으로 여러가지가 꼽힌다. 고아이며 체스 신동인 베스 하먼이 수많은 대국과 여러 고뇌 끝에 마침내 체스판의 1인자가 되는 성장극, 더불어 남성들의 세계인 체스 세계에서 여성인 그가 이루는 눈부시되, 결코 화려하기만 하진 않은 성과는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대리만족을 안긴다.

'퀸스 갬빗'/넷플릭스 제공 © 뉴스1

'퀸스 갬빗'의 세련된 화법도 눈여겨볼 만 하다. 원작소설은 1980년대의 것이고, 배경은 1960년대이지만 '퀸스 갬빗'은 성장드라마라는 큰 흐름 안에 정적인 체스판 위에서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의 긴장감, 수많은 적수, 라이벌들을 만나면서 달라지는 베스 하먼, 그와 주변인들이 주고 받는 자극과 우정 등을 적절한 비율로 조합,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중 일종의 권선징악에 대한 '기대감'(?)을 벗어나는 것도 '퀸스 갬빗'의 흥미요소 중 하나다. 대체로 성장극은 자신보다 더욱 막강한 적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나름의 기술과 배움을 얻는 것을 동력으로 굴러간다. 이때 손쉬운 방법은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확실히 올리면서 정의의 승리라는 쾌감까지 선사할 수 있으니 말이다.

'퀸스 갬빗'/넷플릭스 제공 © 뉴스1

'퀸스 갬빗'/넷플릭스 제공 © 뉴스1

그런데 '퀸스 갬빗'은 그러한 방법을 부러 선택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어머니를 잃은 후 베스 하먼이 머물게 되는 보육원과 어린 그가 유일하게 욕심내던 초록색 약, 입양으로 만난 양부모와 학교에서의 따돌림, 그가 체스의 세계로 들어서며 만나는 수많은 '남성' 적수 등 베스 하먼의 앞에 놓인 것들은 단순하게 '악'이나 그 발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야기의 빌드업과 함께 적수 '끝판왕'처럼 보이는 보르고프는, 냉전시대라는 당시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위압감을 키우지만 그것은 선악대결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더불어 로맨스를 다루는 시선도 클리셰를 벗어난다. 베스 하먼에게 사랑이 전부가 아니듯, '퀸스 갬빗' 역시 멜로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전개 시키지 않는다. 베스 하먼이 호감을 가지는 상대와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 장면'으로도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기존의 많은 로맨스를 가미한 성장극과 달라 흥미롭다.


선악 구도의 성장극, 뻔한 클리셰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퀸스 갬빗'은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한다. 여성 서사의 드라마, 또 성장극의 장르에 중요한 지점을 기록한 '퀸스 갬빗'이다.

'퀸스 갬빗'/넷플릭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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