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를 만나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탔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속 증시가 1400선까지 하락했지만 폭락장에 대거 뛰어든 개인투자자(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지난달 2700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반전 드라마를 쓰는 데 성공했다. 

과연 2021년 신축년에도 증시 상승세는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내년 역시 코로나19가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시에 대해서 장밋빛 전망을 내면서도 백신과 경기 회복 흐름 등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6명)과 애널리스트(12명)에게 신축년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 등을 들어봤다.
“내년 3000 넘는다” 장밋빛 전망
설문에 응한 전문가 대부분은 내년에도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 사이클이 2021년에도 이어지고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경기 부양 효과가 증시 상승을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기존 안전자산(달러·금)의 약화가 결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이끌 것이란 주장이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경기 및 어닝 사이클이 회복 국면인 데다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이어져 국내 머니무브(자금이 안전자산에서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증시 여건이 괜찮아 보인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정상화 시 추가 상향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초저금리로 증시에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바이든 취임 이후 추가 부양책이 거론되면서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넘치는 유동성과 기업실적 개선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설문 결과 18명 중 15명은 주식투자자에게 ‘적극 투자’를 권했다.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정형’(1명)이나 ‘위험중립형’(2명)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현재의 증시 강세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탑승하라는 얘기다.

표=김영찬 기자
전문가들은 내년 코스피 시장 전망이 밝다면서도 화이자나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추천 기업(중복)으로는 ▲삼성전자(8명) ▲SK하이닉스(5명) ▲현대차(4명) ▲네이버(4명)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꼽혔다.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는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추천 종목으로는 ▲IT ▲반도체 ▲자동차 부품 ▲신재생에너지 ▲5G ▲여행 관련주 등이 나왔다.

전문가 12명은 내년 코스피가 최고 3000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명은 코스닥이 1000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수출 기저효과가 나타날 시점인 올해 2분기에 증시 상승세가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은 기저효과를 기반으로 올해 2분기 증가율이 정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정점도 이와 유사한 시기에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리스크를 감안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 센터장은 “국내도 상반기(혹은 1분기)까지는 IT가 주도하고 디스플레이·자동차·화학·철강 등이 선전하는 양상이겠으나 이후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다시금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등 코로나19 발발 이후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7개 종목) 등 성장 섹터가 선방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상반기 이후 경제 회복과 동시에 각국의 위기 대응책이 정상화될 경우 한계기업 관련 노이즈가 나타날 수 있다”며 “또 일부 불편한 변수가 나타나거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회복 상황에 따라 증시 하락세가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최대 변수
내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변수(중복)로는 ‘코로나19 확산 및 접종 추이’(12명)가 꼽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치료제와 백신 접종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부작용 발생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경우 글로벌 접종 확산이 빨라지며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백신 개발은 호재이지만 실제 충분한 보급이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백신 저항 가능성도 존재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800선을 돌파한 24일 오후 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한 직원이 장 마감 후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응답(8명)도 많았다. 이 센터장은 “바이든 정부의 증세와 반독점에 대한 정책 방향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통제를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리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4명)이 나왔다. 서 센터장은 “미국 내 분열과 갈등을 돌리기 위한 미·중 분쟁 자극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밝혔고 윤 센터장은 “트럼프 정권 대비 중국에 대한 스탠스는 유화되겠지만 견제는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대한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글로벌 수출 회복(4명) ▲연준의 금리정책(4명) ▲공매도 제도 개선(2명) ▲국내 원자재 시세(1명) 등이 제기됐다.

대다수 전문가는 증시 변수가 찾아오는 하반기에 다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강세장 이후 하반기에는 상대적 둔화시기를 대비해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센터장은 “증시는 1분기 중 후반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시기에는 오히려 저가 분할 매수를 할 기회”라며 “성장주와 가치주를 균형 있게 편입하는 바벨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이후에는 상반기 확대한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차익 실현 시점은 2022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일부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는 실적 개선 대형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