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사진=뉴스1

국내 이동통신사에 단말기 광고와 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혐의를 받은 애플코리아의 자진시정안이 확정됐다. 아이폰 수리비가 10% 할인되고 국내 이통사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과 협의해 마련한 거래상 지위 남용 관련 동의의결안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광고비 분담과 협의 절차 개선, 보증 수리 촉진비 폐지 등 거래질서 개선방안과 ▲1000억원 규모 소비자 후생 제고 및 중소사업자 상생 지원방안 등을 골자로 한다.

먼저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 대상으로 유상 수리 비용(평균 30만원)을 10% 할인한다. 보험상품 ‘애플케어 플러스(평균 20만원)’도 10% 할인해 주거나 환급한다. 애플 공인서비스센터뿐 아니라 이통사가 운영하는 AS센터에서도 동일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1인당 2만~3만원 정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 프로그램은 애플의 출연금액 250억원 전액 소진 시까지 운영되며, 1년 후에도 미사용 기금이 있는 경우 연장 실시한다.

애플은 제조분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400억원을 투입한다. 애플 R&D 지원센터는 현재 일본·중국·이스라엘 등에서 운영 중이다. 한국에 설립하는 센터의 경우 제조업에 특화해서 운영할 예정이며, 애플과 거래 여부를 불문하고 중소기업이라면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아울러 250억원을 투자해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를 설립, 연간 약 200명의 교육생에게 9개월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현재 이탈리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R&D지원센터와 디벨로퍼아카데미는 이번 시정방안 이행기간 뒤에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사회적 기업 등과 협업해 혁신학교와 교육 사각지대 및 공공시설 등에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데도 100억원을 투자한다. 공교육 분야 디지털 교육 지원사업에서 제공된 기기가 파손될 경우 2년 동안 무상으로 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은 이통사 광고 기금에 대한 시정방안도 이행하게 된다. 광고 기금 대상제품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목적·원칙을 명확히 한다. 광고 기금 적용 범위를 조정하고, 객관적 기준과 협의 절차를 규정한다. 사정 변경이나 미집행에 따른 광고 기금에 조정·처리 절차도 마련한다. 투명하고 정기적인 사용 내역 보고절차도 도입한다. 다만 광고기금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통사가 부담하던 무상 수리 촉진비와 애플의 일방적 계약해지권 조항은 없어졌다. 마찬가지로 이통사가 부담하던 ‘최소 보조금’은 요금할인 금액 등을 고려해 하향 조정하고, 보조금 변경 사정이 생기면 조정하는 절차를 도입한다. 이통사가 최소 보조금 조항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적립하는 사업발전기금 조항은 삭제됐다. 이밖에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계약기간 동안 특허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방식도 도입한다.

공정위는 애플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018년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2019년 애플이 동의의결을 신청했으나 공정위는 자진시정안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두 차례 반려했다. 지난해 6월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수용, 60일간 검찰과 5개 관계부처 및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3년간 애플의 이행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회계법인을 이행감시인으로 선정,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애플이 부담한다. 매 반기별로 애플의 자진시정안 이행상황을 보고 받고 점검할 계획이다. 애플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의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하루에 200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동의의결을 취소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동의의결을 통해 거래질서가 개선되고 중소기업·소비자 등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자의 자발적인 시정을 통해 양 당사자 간 거래 관계를 보다 공정하게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상생지원방안을 통해 중소기업·소비자·프로그램 개발자 등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