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3월10일까지 15명이 숨졌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접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기저질환과 사망 간 연관성을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상투적 입장만을 밝혔다. 기저질환은 평소 앓고 있는 만성 질병으로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된다. 통상 2차 질환 발병 시 합병증으로 인한 질병악화·치료난항·사망원인 등으로 진행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사례로 들면 기저질환자가 최우선 접종대상군으로 분류돼 있다”며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는 이득이 접종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망자가 어떤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료법을 내세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부작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고 보상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냈다. 1인당 4억원대의 사망 보상금 외에도 치료비까지 보상한다며 각 개인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란 염려는 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잇단 백신 접종 사망 사례 발생 후 “요양병원·시설은 평소 환자가 지속적으로 사망하는 곳”이란 전문가 소견 속에 “백신과 사망 간 인과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해외사례도 없다”는 정도의 소극적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처음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됐을 당시 국내 유입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하지만 올 3월9일까지 전국적으로 총 182건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했다. 최근 부산 장례식장·울산 골프연습장과 경기 광주시 식품회사 등 5건의 집단감염 사례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는 등 모두 10건의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변이 바이러스와 연관됐다. “정부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 대부분이 기저질환자여서 문제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국민의 안전까지도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망한 기저질환자가 어떤 질병을 앓고 있었는지를 우선적으로 점검해 안심할 수 있는 상황까지 접종 후순위로 지정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은 필요하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이동까지도 배려해야 한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은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역시 정부의 적극적이면서도 세심한 배려다. 정부가 전 세계가 흠모하는 ‘K-방역’에 심취해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없길 바란다. 어느 누구라 할 것 없이 소중한 국민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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