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의 행보가 바빠졌다. 지난 1월 국산 쌀을 이용한 맥주 신제품 ‘한맥’을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최근 국내 맥주 점유율 1위인 ‘카스’를 전면 리뉴얼했다. 경쟁사 하이트진로가 ‘테라’로 맹추격에 나선 가운데 이를 막아서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오비맥주는 지난 12일 카스 리뉴얼 제품인 ‘올 뉴 카스’를 선보였다. 카스의 원재료와 공법은 물론 디자인 등을 전부 바꿨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새로운 병 색상이다. 그동안 업계는 맥주가 빛에 노출될 경우 맛이 변질되기 쉽다는 이유로 색이 있는 병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카스는 이런 인식을 깨고 투명한 병으로 혁신에 나선 것이다.
카스가 갈색 병을 벗은 건 1994년 출시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배 대표는 “올 뉴 카스는 1위 자리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오비맥주의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리뉴얼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 자신감보다는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가 2019년 3월 초록병 테라를 출시한 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에서 오비맥주는 4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때 60%에 달하는 시장 지위를 확보했던 것에 비하면 뒷걸음질 친 셈이다.
오비맥주의 위기는 배 대표에게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1월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주류업계 침체와 경쟁사의 선전 등으로 여태껏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점유율 방어다. 하이트진로가 뒤를 바짝 추격하는 상황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까. 올 뉴 카스 출시를 앞둔 배 대표의 표정엔 긴장감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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