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 정상회의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가운데,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미얀마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무히딘 총리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말레이시아 국영 버나마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회의가 성공적이었다. 우리 기대를 넘어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아세안 정상들은 Δ대화 시작 Δ폭력 종식 Δ인도적 지원 Δ정치범 석방 Δ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 등 미얀마 사태를 위한 5개 사항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얀마 군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이 미얀마 대표로 참석했다. 흘라잉은 미얀마에 '피의 위기'를 촉발한 2월 1일 군사 쿠데타 총 책임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아세안 정상들은 대화를 위해 그를 초청했을 뿐 정상으로 인정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흘라잉은 이날 회의에서 아세안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채널뉴스아시아에 전했다.
리 총리는 "흘라잉이 '우리의 말을 잘 들었다'고 했다. 아세안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 아세안 대표단이 방문하는 것, 인도적 지원 등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동의하는 바라고 했다"면서 "그는 아세안과 건설적인 방식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무히딘 총리를 비롯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미얀마 군부에 폭력 사태 종식을 촉구했다.
무히딘 총리는 "최근 몇 달간 일어나고 있는 미얀마 위기 상황을 극히 우려하고 있다. 미얀마가 정치범들을 신속하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하라는 말레이시아 제안을 고려해주길 바란다"면서 군부에 민간인 살해와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군부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시민들에 대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군이 폭력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첫 번째 요청이고, 또 미얀마의 모든 당사자들이 자제해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미얀마의 민주주의, 안정, 평화는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특별 개최됐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스트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분양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은 채 외교장관을 대신 보냈다.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회의 관련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쿠데타 책임자 흘라잉이 성명에 함께 한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왔다.
베긴다 팍파한(Beginda Pakpahan) 인도네시아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EU와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세안은 미얀마를 포용해 동남아 평화를 지키고자 한다"면서 "아세안의 두 번째 목표는 건설적인 참여를 통해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가 열린 사무국 건물 인근에서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흘라잉을 겨냥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흘라잉을 "살인자"라 칭하며 강력히 비난한 것으로 전해진다.
흘라잉이 쿠데타 이후 해외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날 미얀마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민주진영은 인터폴에 로힝야족과 시위대에 대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흘라잉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체포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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