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영남당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이끌 당 지도부를 영남권 출신이 독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핵심이다.
'영남당 논쟁'은 4·7 재보궐선거 직후 고개를 들었다가 일부 당권주자들이 공개 거론하면서 확산한 갈등이다. 국민의힘이 '영남' 대 '비영남'으로 쪼개지면서, 지역 기반은 물론 대선까지 그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내에는 차기 당대표 선거를 영남 대 비영남 주자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 퍼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대 '친이'(친이명박) 계파 대립이 지역 프레임 갈등으로 옮아간 모양새다.
영남 주자는 주호영(대구 수성갑), 조경태(부산 사하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윤영석(경남 양산) 의원이 꼽힌다. 비영남 주자는 권영세(서울 용산),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과 서울 동작을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이 거론된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며 "더 큰 정당이 정권 교체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도 한 언론 주관 좌담회에서 "'초선 계파론'이나 '영남 홀대론' 이런 것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낸다"며 "지역주의로 회귀하면서 감정적인 데에 호소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영남권에 매몰된 정당 이미지로는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정당 지지기반을 버리라는 소리냐'는 불만도 만만찮다. 영남은 국민의힘 전체 당원의 70%가 몰린 핵심 지지기반이다.
조해진 의원은 3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들의 판단 우선순위는 당 개혁 적임자이지 영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충남에 지역구를 둔 5선의 정진석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당 일부에서 나오는 영남당 운운은 자해행위"라며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더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정서를 후벼 파는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영남당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TK(대구·경북) 등 영남에 눈물의 칼을 휘두르겠다"며 영남 중진을 대거 물갈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참패를 당하면서 영남의 비중은 더 커졌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01명 중 영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54명(53.4%)으로 절반이 넘는다. 영남당 논쟁이 재점화한 이유 중 하나다.
'영남당 논쟁'이 장기화하면 당 지지기반과 대선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친박 대 친이'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엉뚱하게 '지역 갈등'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보고 '호남당'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우리당은 식구끼리 '영남', '비영남' 하면서 서로에게 돌팔매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고 계파도 사라지면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좋은 토양이 마련된 상황"이라며 "전국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플러스(+) 정치'를 해야지, 왜 '마이너스(-) 정치를 하나"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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