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중금리대출 확대를 선언했다/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올해 3분기 토스뱅크의 출범이 예고되면서 하반기 인터넷은행이 삼각 구도로 재편된다. 격전지는 중금리대출 시장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포용금융에 주목하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출격 준비에 한창인 토스뱅크의 기세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상품 확대와 유상증자 등 실탄 확보에 나서며 격차 벌리기에 돌입했다. 
카뱅·케뱅 “문턱 낮추자” 중금리대출 확대 탄력
카카오뱅크는 이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최대 1.2%포인트 내렸다. 중금리와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고신용자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게 골자다. 지난 3월엔 자체신용기반 중신용 대출상품 최고한도를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손봤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체 중신용대출로 중·저신용자에게 635억원을 공급했으며 4월에는 한달에만 545억원을 내줬다. 올 하반기엔 중·저신용자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역시 중금리 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고객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연내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 ‘사잇돌 대출’도 출시한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선 건 정부의 입김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인터넷은행은 기존 금융권이 소홀히 했던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도입됐지만 사실상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이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24.2%를 중·저신용층에 내줄 때 인터넷은행은 15.6% 공급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중금리대출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층 대출 공급 활성화를 약속했다. 인터넷은행이 도입 취지에 부합하게끔 중·저신용층 대출을 확대해 나가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자체적으로 중·저신용층 대출 확대 관련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할 것을 주문했다. 


토스, 새로운 ‘메기’ 될까… “하반기 출사표”
하반기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인터넷은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고 다음달 인가를 받으면 3분기엔 정식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을 앞두고 공격적인 채용으로 올 1분기 6개 계열사에 340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층을 위한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 주 고객이었던 직장인 외에 소상공인과 저신용자까지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높은 은행을 만드는 게 토스뱅크의 목표다. 

토스 관계자는 “본인가를 받아 출범하면 그간 강조해온 금융 접근성 증대에 주목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중·저신용자들까지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뒤따라오는 토스뱅크를 따돌리기 위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발걸음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7월 코스피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은행업 기준으로는 1994년 기업은행 이후 27년만, 국내 인터넷은행 중에선 ‘상장사 1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를 20조원 이상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외시장에서 평가받는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이른다. KB금융의 시가총액(24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중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신한대체투자운용-JS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그간 우량대출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금융당국 요구와 맞물려 중금리대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토스뱅크 출범으로 인터넷은행이 삼각구도로 재편돼 하반기 중금리대출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