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참전용사 기념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미국 워싱턴 DC에 세워진 '베트남전 참전비'엔 베트남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같은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엔 전사자 명단이 없어 아쉬움이 제기돼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 한국전쟁(6·25전쟁) 참전 전사자의 이름을 새겨 이들을 기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바로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이다.

1995년 7월27일 미 워싱턴엔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이 완공됐다. 다만 해당 공원에 마련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엔 전사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이에 2008년 미국에선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이 꾸려졌다. 이들은 한국 교민들과 뜻을 모아 '추모의 벽' 설립에 필요한 법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016년 9월 '추모의 벽' 건립 관련법은 미 의회를 통과했다.

다만 약 29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추모재단의 발목을 잡았다. 취지에 공감한 한미 민간단체들이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았지만, 건설비 마련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6월 제64주년 현충일 추념사에서 "미 참천용사 '추모의 벽'을 2022년까지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추모의 벽' 건립은 급물살을 탔다.

우리 정부는 설계비와 공사비 등의 명목으로 2360만달러(약 266억원)를 지원했다. 여기에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국내 단체가 모은 성금이 더해져 총 2420만달러(약 274억원) 규모의 기금이 모였다.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 이사장(왼쪽)에게 성금을 전달하는 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제공) © 뉴스1

이런 지원에 힘입어 지난 3월16일 '추모의 벽' 설치 공사가 시작됐다. 완공은 내년 7월27일로 예정돼 있으나 문 대통령 임기를 고려해 내년 4월로 당겨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추모의 벽은 '기억의 못'이라고 명명된 너비 50m의 원형 공간에 화강암 소재의 경사진 벽(높이 1m)을 설치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벽면엔 알파벳 순으로 미군 3만6595명과 한국군 지원단(KATUSA·카투사) 7174명 등 6·25 한국전쟁 당시 전사자 4만3769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추모의 벽' 가장 첫 줄에는 존 에런 주니어 육군 이등병의 이름이 자리한다. 그는 1950년 7월27일 경남 하동 전투에서 사망한 300여명의 미군 중 한 명으로 당시 22세였다.

미 제8군 사령관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켰던 월턴 워커 장군의 이름도 새겨진다. 워커 장군은 "지키지 못하면 죽음뿐(Stand or die)"이란 말로 부하들을 독려하며 당시 극도로 불리했던 낙동강 전선을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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