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이승환 기자 = 지난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맡은 서울 서초경찰서 간부들과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 일부 직원이 당시 이 차관이 유력인사라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이 차관을 단순히 변호사로 알고 있었다"는 경찰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줄곧 제기됐던 '봐주기 수사' 의혹이 다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부실수사 의혹을 조사하는 서울경찰청 청문·수사합동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에 따르면 서초경찰서 간부들은 사건 당시 이 차관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인사임을 인지했다. 해당 간부들은 서초경찰서장(총경)과 같은 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다.
진상조사단은 "서초경찰서장은 서내 생활안전 기능으로부터 이를 보고받았고 관련 사실 인지 후 증거관계를 명확히 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형사과장은 대상자가 공수처장 후보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인지했다"고 밝혔다.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의 일부 실무자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진상조사단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직원이 서초경찰서 상활안전계 서무로부터 참고용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경찰청 내 처리부서인 수서부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일체 보고된 사실이 없다"며 "(서울경찰청 내에서도) 관련 내용 보고서가 생산된 사실이 없고 지휘라인으로 보고된 사실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상급기관 내 윗선 보고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거짓 해명에 따라 경찰의 '봐주기 의혹'은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이 차관은 변호사 신분이던 지난해 11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술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기사를 폭행했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엿새만에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했다.
차관 취임 이후 그의 폭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아닌 단순 폭행 혐의를 적용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그동안 택시기사 폭행 사건의 경우 특가법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두고 경찰이 이 차관을 유력인사로 인지해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당시 경찰은 그를 단순 변호사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진상조사단 발표로 거짓 해명임이 드러났다.
봐주기 수사 의혹이 짙어지면서 진상조사단은 관련 의혹 규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조사결과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진상조사단은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과 지휘관이 사건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의 신분을 인식했는지를 비롯해 서울청 보고와 외부 청탁·외압 여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조만간 진상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별도로 봐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결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관련 의혹의 실체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이 난감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한편 경찰은 이 차관이 택시기사 폭행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내사 과정에서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를 알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초경찰서 경찰관들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수직무유기는 특가법 수사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그 직무를 유기할 경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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