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중국 복단(復旦)대학교 분교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의 집회 금지 명령에도 1만여 명의 시위대가 길거리에 나와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학생들에게 저렴한 기숙사를 제공하기 위해 계획된 '학생 도시'가 무색하게 복단대 분교 캠퍼스가 대신 들어선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에 맞서 차기 총리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는 진보적 성향의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 역시 이날 시위에 참여해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우리는 헝가리의 주권을 팔아넘기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지 중국 국가나 중국인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조국을 위해 일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오르반 총리를 겨냥해 '역적'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 6월 4일 천안문 사건이 3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오르반 총리와 시진핑 중국 주석을 엮어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학생연합회 회장인 아론 베레즈키는 시위대를 향해 "기숙사를 짓는 대신 엘리트만을 위해 또 다른 대학을 짓는다"고 항의했다.
실제로 헝가리 국민 다수가 복단대 분교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SCMP는 전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푸블리쿠스 리서치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불과 20%의 응답자가 복단대 설립에 찬성했다.
특히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내년 재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반대 세력들은 해당 사업이 총리가 몸담고 있는 우파 정당의 부정부패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항의하고 있다.
현지 언론 다이렉트36의 보도에 따르면 복단대 캠퍼스 건설에는 15억 달러(약 1조6750억 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건설업체를 고용하고 중국 상업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을 향한 부정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은 페렌츠바로시 지역의 4개 길 이름을 각각 ‘자유홍콩’과 ‘위구르 순교자’, ‘달라이 라마’, ‘셰스광 주교’로 명칭을 바꿨다. 이들은 모두 중국 종교·정치 탄압의 상징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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