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 서성항의 초대형 케이크/홍기철기자
"오늘은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님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4일 완도 당목항에서 철부도선을 타고 20여 분 후 도착한 전남 완도 생일도 서성항. 2억 원짜리 커다란 생일 케이크 조형물과 전광판이 관광객을 맞았다.

케이크 하단 버튼을 누르자 경쾌한 생일송이 우렁차게 서성항에 울려 퍼진다. 지난 2016년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생일도는 천혜의 숨은 비경을 갖춰 힐링의 최적지다.


특히 생일도는 완도에서 2번째로 높은 백운산(483m)이 우뚝 솟아 있다. 인근 금일 등 대부분의 섬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지만 물이 풍부해 생일도 만큼은 예외다. 갓 태어난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생일도 주민들에 하늘이 주는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생일도는 특산품으로 전복, 광어, 해조류가 양식되는데 지금은 다시마 수확이 한창이다. 텃밭을 제외하고 도로 인근 밭과 공터는 온통 다시마 건조장으로 변했다. 싱그러운 바다향기가 콧속을 가득 채웠다.

첫 행선지 금곡마을은 펜션과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고 섬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2시간 10분 거리의 백운산 탐방로와 1시간에서 1시간 50분 거리의 A,B,C코스의 '생일 섬길'이 조성돼 있다.
B코스는 송곳바위와 금머리갯길, 용출게스트하우스 뒤편까지 이어진다. /홍기철기자
먼저 금곡리에서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일 섬길 B코스로 발길을 옮겼다. 한 사람이 거닐 정도의 오솔길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한껏 자태를 뽐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은 이마와 등에 흐른 땀을 식히기에 충분했다.

섬길 중간에는 초승달 모양의 금곡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고운 모래. 에메랄드빛 바다는 관광객들의 귀와 눈을 홀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B코스는 송곳바위와 금머리갯길, 용출게스트하우스 뒤편까지 이어진다. 게스트하우스 앞 용출 갯돌밭도 볼거리다. 크고 작은 몽돌이 해안가를 가득 메우고 있다.
바로 앞에 나란히 자리한 섬이 용량도다. 용이 승천했다는 섬으로 생일 주민들이 신성시하며 해발 80m의 섬 정상에서 아래로 굴이 뚫려 바다 동굴과 이어졌다고 한다. 마을 이름도 용출마을과 굴전마을로 용량도와 연관이 있다.
용출 게스트하우스 앞 용출 갯돌밭 /홍기철기자
생일 섬길 A코스는 굴전마을과 서성리 생영초등학교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다음을 기약하며 차량 한대가 겨우 빠져 나갈 임도를 타고 생일도 유일의 문화재를 보기 위해 백운산 정상 인근 학서암으로 향했다.
1719년(숙종 45) 천관사 승려 화식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학서암은 금일도, 평일도 주민 모두가 이용한 사찰로 척박한 바다환경에서 믿음이 필요했던 주민들의 안식처였다.

400고지 학서암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풍경은 더욱 장관이었다. 금일도와 평일도, 신도, 충도, 멀리 금당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생일도의 관문 서성항은 발 앞에 놓였다. 경내에 울려 퍼지는 참회의 불경 소리에 속세의 번뇌를 씻어내며 해넘이 장소인 노을 공원으로 향했다.


생일도 사람들의 1년 농사 다시마를 말리기 위해 뜨겁게 내리 쬐던 태양이 휴식을 위해 바다 건너 산허리로 서서히 몸을 숨기자, 산과 바다 구름이 붉게 물들었다.
생일 노을공원 해넘이/홍기철기자
자연이 선사한 웅장한 풍광을 담기 위해 쉼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른 많은 곳에서 해넘이를 봐 왔지만 이곳 생일도의 일몰도 손에 꼽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전남 담양에서 생일도를 찾은 관광객 서은창(63)씨는"백운산 탐방로에서 바라본 다도해는 한폭의 그림이었다"면서"이곳의 또 다른 백미가 생일도 해넘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을을 보고 피로에 지친 심신이 다 풀린다"고 말했다.

한편 섬 치고는 작은 섬에 속하는 생일도는 해안 일주도로가 완성되지 않아 다소 불편한 것이 흠이다. 또 식당이 달랑 2곳 밖에 없어 골라먹는 재미는 덜했다.
지기배 생일면 번영회장은 "가고 싶은 섬 유치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전남의 가고 싶은 섬 곳곳을 봤지만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이곳 만한 곳은 없다"고 했다.

이어 지 회장은"꾸준하게 관광객들이 생일도를 방문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일주도로가 미완성이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서 이런 사안들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광주→강진 마량→고금→약산 당목항→생일 서성항. 당목에서 6시 30분 1항차를 시작으로 7시 50분, 9시 40분 등 하루 총 7차례 운항하며 막배는 오후 6시다.

동절기는 30분 단축된 5시 30분이다. 서성항에서 당목항으로 향하는 배는 첫배가 7시며 오후 6시 30분 막배까지 총 9차례 철부도선 완농페리호가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