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일부 북한 고위직을 대상으로 '당적으로, 법적으로' 처벌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어떠한 수준의 처벌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9일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당 결정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불투명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맡은 사업을 혁명적으로 전개하지 않고 있는 중앙과 지방의 일부 일군들에 대한 자료통보가 있었다"면서 "이들을 철저히 '당적으로, 법적으로' 검토조사하고 해당한 대책을 세울 데 대한 결정이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처벌 대상이 되는 이들은 '당 결정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불투명하고 패배주의에 빠져 맡은 사업을 혁명적으로 전개하지 않은' 당 간부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처벌의 내용은 당의 과업을 수행해 성과를 내지 못했거나, 당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각된 이들이 대상인 셈이다.
북한은 구체적으로 '당 결정과 국가적 최중대 과업 수행을 태공(태업)한 일부 책임 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 '당 중앙의 결정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고심분투하지 않고 보신주의와 소극성에 사로잡혀 인민 생활 안정과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과오' 등을 언급하며 김 총비서의 과업을 이행하지 못한 간부들을 질책했다.
잘못을 저지른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질 처벌은 '당적' '법적' 처벌이다. 우선 당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의미는 고위 당 간부들이 현재 맡고 있는 당직을 박탈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사상교육 등도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번 당직을 박탈당한 후 일정기간 처벌이 끝나면 다시 직위를 회복하지는 못하더라도 당으로 복귀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법적 처벌은 법에 따른 형사 처벌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럼에도 '당적' '법적' 처벌을 동시에 가하는 것은 아예 '복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정권 초기인 지난 2012년 7월 모든 직무에서 해임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부 총참모장에 대한 처벌 때에도 '당적' '법적' 처벌이 언급됐음에 주목한다.
그런만큼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같은 언급이 사용됐기에 향후 높은 수위의 당 간부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적, 법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내용은 리영호 총참모장의 숙청 때 언급됐던 용어다. 최고수위의 처벌을 표현할 때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전례가 있다"면서 지난 2013년 6월에 발간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학습제강' 보고서를 예로 들었다.
이 학습제강 문건은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을 언급하며 "당과 사상과 뜻을 같이하지 않고 동상이몽하면서 견실치 못하게 행동하여 '당적으로, 법적으로' 처리된 자"라고 기록했다.
이를 두고 조 연구위원은 "이번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인사 숙청 등 대상이 누구인지, 추후 그 숙청 여부를 북한이 밝힐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식량난, 경제난 등 어려운 국정 실태에 대한 책임을 당 간부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추후 대대적인 당 간부들의 숙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정치국 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당중앙위원회 비서 등을 소환(해임)하고 국가기관 간부들을 조정·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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