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계기 일본 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한일 양국 간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한일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일본은 한일관계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며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기싸움'이 문 대통령의 방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문 대통령의 방일 조건이 제대로 충족되지 못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문제, 일본 수출규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을 두고 정상 간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수출규제에 대한 일본 측의 자발적 해제를 '최소한의 성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그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위안부 소송 문제 등을 두고 우리 측에 해법 마련의 책임을 전가해 온 만큼, 정상회담 개최 '조건'을 놓고 한일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특히 일본 측의 '언론 플레이'가 지속되고 있고, 이에 우리 정부가 불쾌감을 표하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여전히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11일 지지통신은 스가 총리가 올림픽 기간 동안 외국 정상들과 1인당 15~20분의 회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같은 날 '한국의 선 해법 제시'를 언급하며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 없다면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을 짧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련의 보도를 두고 외교가 안팎에서는 일본 정부가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의례적인 '약식 회담' 수준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전날 이례적으로 한일 양국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양국 외교 당국간 협의 내용이 최근 일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일본의 입장과 시각에서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양 정부간 협의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일본 측이 신중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향후 일본 측에서 성의 있는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올림픽 불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와 청와대가 일본 측의 반응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내놓는다. 사실상 도쿄올림픽이 미국 대통령 불참과 무관중 올림픽 등 '흥행 실패'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스가 총리 등 일본 측의 반응은 순전히 '국내용'이라는 분석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 매체의 '외국 정상 15분 할애' 보도와 같은 건 정말 신경 쓸 필요없다"며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우리가 초청된 것 자체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마치 다른 평가를 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다면 정상적인 외교를 못한다는 걸 스스로가 증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아울러 한일 외교당국 간 물밑 접촉 등을 언급하며 "이렇게까지 해놓고 문 대통령의 방일이 불발되면 한일 양국 모두 문제가 있다는 걸 국제사회에 다 보여주는 셈"이라며 "민주주의 국가 단합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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