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지난달 23일부터 무관중으로 진행해온 도쿄올림픽이 8일 폐막하는 가운데, 이 기간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스스로도 밝힌 '경험한 적 없는 감염 확대'와 의료 붕괴 등의 사태를 감안하면 정권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본이 이르면 내달 선거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림픽발 확산이 최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일본 공영 NHK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은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신규 확진자 최대치를 여러 번 갈아치웠다.
폐막을 하루 앞둔 전일 일본 전역의 신규 확진자는 1만5753명으로, 나흘 연속 새로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올림픽이 개막한 지난달 23일 확진자 수는 4225명이었는데, 2주가 넘는 올림픽 기간 그 수치가 3.7배까지 증가한 것이다.
올림픽이 열린 도쿄도의 전일 신규 확진자 수도 4566명으로, 사흘 연속 4000명대를 유지했다.
같은 날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도쿄 4명을 포함해 총 14명 발생했다.
이 같은 확산세에 스가 총리는 지난 5일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감염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다음날 기자회견에서는 "올림픽이 감염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날 지지통신은 "올림픽을 하면서 정부의 이동 자제, 음식점내 술 판매 중단 등의 호소가 국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은 정부·여당 내에서도 팽배하다. 오미 시게루 일본정부 코로나19 대책 분과회의 위원장은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사람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들뜬 분위기에 방역 의식이 흐릿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스가 총리는 올림픽 기간 연일 일본 선수의 금메달 획득 소식을 트위터에 전했는데, 이런 모습을 두고 집권 자민당 내에서조차 "총리가 들떠있는 것 같다는"는 불만이 나왔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지난 4일 열린 후생노동성 전문가 회의에서는 전염력 높은 델타 변이 검출률이 신규 확진 사례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는 추정까지 나왔다.
스가 정부가 올림픽을 강행한 배경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올림픽 기간 축제 분위기를 9월까지 이어가려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었다.
스가 총리는 작년 9월 임기를 1년 앞두고 전격 사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집권 자민당 총재에 당선, 일본 정부 제99대 총리로 취임했다.
당 총재 임기가 9월 30일, 중의원 임기가 10월 21일 만료하는 만큼 그의 최대 관심은 처음부터 중의원 해산과 재선거를 통한 안정적인 임기 확보에 있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특히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는 스가 총리가 9월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를 열거나, 중의원을 먼저 해산해 총선 후 총재 선거를 열 것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정치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발 감염 확대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분위기가 반등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야당은 "애초부터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하려던 생각 자체가 바보 같았다"며 공세를 펴고 있고, 정부·여당 내에서도 올림픽 관련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스가 총리가 비장의 카드로 내걸었던 백신 접종도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병상 포화를 막기 위한 경미한 증상 환자 자택 요양 방침은 반발에 부딪혀 수정 위기에 몰렸다.
한편 이날 도쿄올림픽이 폐막하고 오는 24일부터 내달 5일까지는 도쿄패럴림픽이 열린다. 도쿄 등에 31일까지 내려진 긴급사태 선언이 재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패럴림픽 역시 무관객으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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