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올 4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OLED(QD-OLED) 양산을 본격화하며 LG가 선점한 TV용 OLED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반면 LG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중소형 OLED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대형에 이어 중소형 OLED 시장까지 잡겠다는 각오다.
━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OLED 도전장━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를 목표로 QD-OLED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장비를 반입했고 신제품 테스트 과정 등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투자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지 2년여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셈이다. 설비는 충남 아산캠퍼스의 8.5세대(2200×2500㎜) 대형 QD-OLED 생산라인 Q1에 구축됐으며 생산능력은 8.5세대 기판 기준 월 3만장 수준이다.삼성이 개발 중인 QD-OLED 패널은 청색 자발광 소재(퀀텀닷)를 주요 광원으로 사용한다.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액정표시장치)와는 달리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고 실제 자연에 가까운 색을 표현할 수 있다.
OLED 시장은 성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대수 기준 전체 시장의 2.3% 수준에 머물렀지만 금액 기준으론 8.9%로 수익성이 높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OLED 패널 시장 규모는 2020년 42억달러에서 2025년 83억달러로 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예정대로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면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 전시회에서 QD-OLED TV가 최초로 공개되고 같은 해 상반기 중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진입이 LG디스플레이의 독점 구도를 깰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의 월 생산능력은 14만장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5배 수준이어서 판도 변화를 위해선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최권영 전무는 “추가 투자는 고객의 요구나 시장의 반응 등에 따라서 전략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중소형도 석권 나선 LG디스플레이━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확대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중소형 OLED 신규 시설 투자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중소형 OLED 기준으론 2017년 7월 이후 4년 만의 투자다. 투자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25.91%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사업장 내에 6세대(1500㎜×1850㎜)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2024년부터 신규 생산 설비를 가동해 현재 3만장인 파주 사업장의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을 6만장으로 2배 늘릴 방침이다.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확대에 나선 이유는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 때문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60억달러로 대형(42억달러)의 6배 이상이며 전체 OLED의 86.1%를 차지한다. 특히 모바일과 태블릿·전장용 디스플레이 등에 OLED 패널을 탑재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2025년엔 387억달러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에선 독보적이지만 중소형 부문에선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소형 OLED 시장은 지난해 기준 삼성디스플레이가 매출 기준 73.1%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2.3%로 2위이며 그 뒤를 BOE(8.7%) 등 중국 업체가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줄이는 한편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핵심 고객사인 미국 애플의 수요에도 대응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하반기부터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지난해 발표한 아이폰12 시리즈에 전 기종 OLED를 채택했고 앞으로도 OLED 채택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아이폰 시리즈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두 곳뿐이며 양사의 수주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OLED를 채용한 고부가·하이엔드 제품 수요 확대에 대응, 중장기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