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과 우방국들이 예상치 못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이른 탈환에 아프간 현지에서 동료를 두고 먼저 떠나야 했던 한 외교관이 "꼭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외교부는 25일 아프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391명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임을 전하면서, 그간 이송 작전이 진행된 카불공항 현지 사진을 공개했다.
그중 김일응 주아프간 공사참사관이 한 아프간인을 껴안고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사진 속 아프간인은 김 참사관과 함께 대사관에서 일한 현지인 직원이라고 한다.
사연은 이렇다. 당초 주아프간 대사관은 조력자 등을 먼저 탈출시킬 계획을 짰다고 한다. 하지만 탈레반의 빠른 진격에 수도 카불은 순식간에 함락됐고, 미국 등 우방국에서는 '빨리 떠나라'고 우리 측에 권고한 상황.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15일 대사관 잠정 폐쇄를 결정하고 공관원 대부분을 카타르로 철수시켰다. 그러나 최태호 주아프간 대사 등 공관원 3명은 우리 국민 1명을 철수시키기 위해 현지에 남았다. 이들 중에는 김 참사관도 있었다.
최 대사와 김 참사관 등도 결국 17일 우리 교민과 함께 아프간을 떠나게 됐지만, 현지의 급박한 상황 때문에 함께 일하던 현지인 직원들은 데려가지 못했다. 그저 '안전한 곳에 있으라'는 말만 남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그간 같이 일해 온 동료를 현지에 남기고 혼자 떠나야 한다는 게 얼마나 답답했겠는가"라며 "김 참사관은 함께이 일했던 현지인에게 '꼭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개인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에 머물고 있던 김 참사관은 대사관 직원 3명과 함께 군 수송기를 통한 아프간 조력자 철수 지원을 위해 지난 22일 카불로 다시 돌아왔다.
이들은 미국 등 현지 우방국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조력자들의 집결과 공항 진입을 사전에 준비했다.
군 수송기는 23일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고, 24일부터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아프간인들을 이송했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25일 오후 6시10분까지 이어졌다. 현재는 조력자 391명 전원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상황. 곧 한국행 수송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다행히 김 참사관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공관원과 현지 직원들은 대사관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늘 접하는 만큼 매우 가깝다. 또한 현지 직원들은 대부분 오래 근무한 케이스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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