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김정률 기자 =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한국과 일본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취하고 있는 우리와 '중국견제'에 대한 정보 공유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는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의결하며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과 일본·독일·인도 등 4개국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면서 군사위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1의 위협'으로 명명하며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 신뢰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對) 중국·러시아 견제 전선 구축을 위한 '동맹 네트워크 확대' 기조가 담겨있다는 평가다.
미국이 당장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 등을 포함시키겠다는 건 아니다. 미 하원은 국가정보국이 파이브 아이즈 확대 시 이점·위험성, 각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을 두고 검토한 뒤 내년 5월20일까지 의회에 보고토록 했다.
또한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한 절차도 남아있다. 하원 본회의로 넘어간 법안은 본회의 심의를 거쳐 표결에 들어간다. 이후 상하원 본회의에서 각각 의결한 뒤 다시 상하원 조율·표결 과정을 밟는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을 해야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된다.
다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중국을 견제하는 기밀정보 공유에 한국을 참여시킬 수 있을 지 여부를 놓고 회의적인 주장들이 미국 안보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3일 미국의소리(VOA)에 미국이 파이브 아이즈 동맹을 확대하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는 한국이 가입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앞서 한국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 받았던 중국의 경제 보복 등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는 안보 분야에서,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각각 파트너 관계를 맺은 한국에 파이브 아이즈 가입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정상 간 밀착 행보 등을 미국이 달갑지 않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 '한미동맹 소원, 한중 밀착 행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시선을 내놓는다.
그러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과민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한 "미국 입장에서도 소위 서울이 북경과 여러 갈래를 통해 소통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차관은 파이브 아이즈 참여 여부를 두고 우리 정부가 공식 검토한 적도 없다며 "국방수권법안 내용은 미 의회가 행정부에 일종의 지침성 법안을 검토해서 보고하라는 것이지 우리를 포함하라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 참여가 아직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사전에 확실한 우리 입장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파이브 아이즈 확대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미국도 행정부 차원의 고려 등 변수가 아직 많다"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 인도 등을 묶어 인도·태평양지역의 동맹 네트워크 완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문제는 한국이 중국 견제에 서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거기에 준해서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한국이) 애매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고급 정보를 과연 공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미국의)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