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점설치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택배회사가 지점 사업주에게 수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고려택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고려택배와 택배사업을 수탁해 운영하는 내용의 지점설치계약을 체결하고 지점을 운영해왔다.


A씨와 고려택배의 계약은 2019년 6월까지로 자동갱신됐으나 고려택배는 2018년 8월 인건비 상승과 배송수수료 인상 압박 등으로 인한 비용절감을 이유로 A씨가 운영하는 지점을 인근 직영센터로 통합해 운영하겠다고 통보했다.

지점설치 계약에는 '거래처 이탈, 물량감소 등으로 지점운영이 불가능해 지점존속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고려택배가 일방적으로 본 계약을 해지해도 A씨는 하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A씨는 "통지는 무효"라며 "고려택배의 잘못으로 계약에서 정한 택배영업을 하지 못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72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이 사건 계약은 본사인 피고가 지점사업자인 원고에게 피고의 영업권, 상표 등 영업표지를 사용해 택배사업을 수탁·운영하도록 하면서 원고 영업활동을 지원 및 통제하고 원고는 택배전산시스템을 이용해 피고에게 일일단위로 매출수입금을 보고하며 월 단위 정산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며 "따라서 이 계약은 가맹사업법상의 가맹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사업법 제14조는 가맹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 가맹점사업자에게 2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계약의 위반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그 계약을 해지한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2회 이상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의 해지 통지에 기재된 사유는 원고의 계약위반이 아니라 피고의 경영악화인데 경영악화는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때는 가맹사업법 제14조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에 따른 가맹본부의 의무를 불이행했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한 피고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원고에게 54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고려택배 측은 2심에서 "이 사건 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에 해당하므로 가맹사업법상 해지절차를 거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가맹사업법이 특별법으로서 우선 적용되므로 계약해지절차에서 가맹사업법에 정한 해지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고려택배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A씨가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을 1심보다 낮게 계산해 손해배상액을 3600여만원으로 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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