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때문에 전국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었다. /사진=뉴스1
요소수 때문에 전국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요소수는 선택적 환원촉매(SCR) 장치를 통해 엔진 내 연소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을 암모니아(NH3)와 결합시켜 질소와 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물질이다. 요소수가 부족할 때 시동이 걸리지 않기도 하며 순도가 낮은 요소수나 수돗물 등을 넣고 운행할 경우 SCR이 손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장치를 중단시키도록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불법 튜닝하는 속칭 ‘정관수술’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든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탈거·훼손·해체·변경·임의설정 하거나 촉매제(요소수 등)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적게 사용해 그 기능이나 성능이 저하되는 행위를 하거나 그 행위를 요구하여서는 아니되고’(대기환경보전법 제57조의2)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자동차소유자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항목에 대해 튜닝을 하려는 경우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자동차관리법 제34조 제1항) 자동차 튜닝에 관한 규정 제5조 별표2에서는 SCR 제거를 튜닝 승인이 불가한 항목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자동차를 튜닝하고 운행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자동차를 불법 튜닝한 정비업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처럼 SCR 작동을 임의로 중단시키는 튜닝은 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특별법 등을 통해 예외 규정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물류대란을 막으려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형법에서도 ‘긴급피난’이라는 내용을 통해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류대란을 넘어 교통대란을 막으려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긴급피난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를 보면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피난행위는 위난에 처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하고 피해자에게 가장 경미한 손해를 주는 방법을 택해야 하며 피난행위에 의해 보전되는 이익은 이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보다 우월해야 하고 피난행위는 그 자체가 사회윤리나 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비춰 적합한 수단일 것을 요하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긴급피난 인정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법원에서 긴급피난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요소수를 통한 배출가스 정화는 대기오염방지라는 또 다른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요소수 공급부족 사태를 이유로 SCR 작동을 멈추는 불법 튜닝이 긴급피난 사유에 해당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아가 SCR 작동을 중단시키는 튜닝이 번진다면 요소수 대란이 해결된 뒤에도 SCR 작동을 중단시킨 채로 운행하는 불법 튜닝이 성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강상구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skkang@jehalaw.com


강상구 변호사는…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을 보유한 자동차 전문 변호사로 서울대 법대 졸업 후 사법연수원을 거쳐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지상파 라디오에서 자동차 관련 법률 코너를 맡고 있으며 칼럼, 기고, 법률자문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