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지난 6월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사망한 50대 청소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인정 받았다.
27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서울관악지사는 이날 청소노동자 이모씨(58)의 사망이 업무상재해로 승인됐음을 유족에게 정식으로 통지했다.
서울대에서 일하던 이씨는 지난 6월27일 오전 0시30분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유족과 동료들이 이씨가 평소 학교 측 관리자의 '갑질'에 시달려왔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소식은 서울대 총장이 유족에게 사과하고, 국정감사에서 언급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유족은 이후 9월30일 산재 신청을 했고, 약 3개월 만에 산재로 인정 받게 됐다.
이씨의 사망 24시간 이내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 사건이 발생하거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업무와 무관한 시험 실시, 복장 점검, 근무성적 평가 등 직장내 괴롭힘이 추가적인 스트레스로 작동했는지를 가리는 게 쟁점이었다.
질판위는 업무상질병판정서에서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44시간으로 업무시간 차원에서 만성 과로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인의 청소노동 자체가 업무 시간만으로는 산정되기 어려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이었음을 인정했다.
Δ학생 196명이 있는 925동을 혼자 맡아 청소를 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Δ80년대에 건축된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건물에서 계단을 통해 쓰레기를 치우고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점 Δ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상황 을 고려했을 때 쓰레기 증가로 업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이 인정 근거다.
이밖에 Δ오래된 건물의 계단을 하루에 여러번 오르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고인의 키가 156㎝로 작은 키라는 것을 감안하면 신체 부담이 더 컸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Δ특히 노후된 건물에서 환기가 잘 안돼 곰팡이가 잘 생기는 샤워실의 곰팡이를 씻어야 하는 등 강한 육체적 부담이 있었다고 봤다.
또한 사후 실시된 (고용노동부 관악지청)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서 일부 사실이 인정됐고, 조사에 포함된 스트레스 요인이 6월 한 달 내 한꺼번에 발생한 점으로 미뤄볼 때 추가적인 스트레스로 작동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 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일과사람의 권동희 노무사는 "서울판정위원회의 판정은 법원의 상당인과 관계 법리에 충실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야 고인의 숭고한 노동의 가치가 산재로 인정돼 정말 다행"이라며 "유족과 산재를 인정받기 위해 애써준 노동조합을 모욕한 이들의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서울대학교는 아직도 청소노동자 죽음에 대해 공식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산재 인정에 따른 민형사 후속 절차를 유가족과 협의해 밟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고인의 유가족 및 노동조합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직장내 갑질로 사망케 이르게 한 서울대 관리자를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관련 내용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논의 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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