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희망퇴직 시계가 앞당겨지고 있다. 통상 희망퇴직 대상은 5060중장년층이 대다수를 이뤘지만 30대 대리급 직원도 은행을 떠나면서 직급·연령 불문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8일 DGB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80여명의 직원이 회사 문을 나섰다. 대상자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1966년생 직원이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해 4월과 7월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1965년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각각 23명, 26명 총 49명이 은행을 떠났다. 2020년엔 7월, 12월 두 차례 신청을 받았는데 지난해에는 희망퇴직 신청을 한 차례 더 늘렸다.
연말 희망퇴직자에겐 특별퇴직금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33개월치+알파(a)'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7월 희망퇴직자에게는 각각 '29개월치+알파(a)'와 '26개월치+알파(a)' 월급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최근 희망퇴직자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1965년~1971년생들이 대다수"라며 "당시 채용 규모가 컸던 만큼 희망퇴직자 인원 역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본격적인 은퇴 시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희망퇴직자 규모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NK부산은행에선 30대 대리급 직원이 희망퇴직자 대열에 합류했다. 부산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10년 이상 근무한 1∼7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149명이 퇴직했다. 지난해는 희망퇴직으로 101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이보다 50%가량 늘었다.
퇴직자 중에는 임금피크를 앞둔 1966년~1968년생 직원이 다수를 차지했고 중간 간부급인 40대 차장, 30대 대리급 직원도 포함됐다. 부산은행은 이전 희망퇴직 당시 1980년 이전 출생자로 신청자에 연령제한을 뒀지만, 지난해 말엔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희망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1966년생에게는 월 평균 임금의 32개월치, 1967년생과 1974~1981년생에겐 40개월치가 지급된다. 또 1968~1973년생은 42개월치를 받고, 1982년 이후 출생자는 38개월치를 받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 신청 시 직급과 연령 제한을 없애면서 퇴직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이 희망퇴직 규모를 확대한 배경으로 '디지털 전환'이 지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하기보다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조직 슬림화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 역시 좋은 조건을 내걸고 있어 조기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중심의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인력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추세"라며 "희망퇴직금 조건도 좋아져 조기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의 경우 이를 기회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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