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의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자진사퇴한 가운데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향후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사측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10일 차기 대표로 내정된 현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해 11월25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카카오의 차기 대표 내정자로 선임했는데 그후 50일이 되기도 전에 류 대표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류 대표의 주식 매도에서 시작됐다.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상장 한 달만인 지난해 12월 주식 총 44만주를 대량 매도했다.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이 집단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일은 전례가 없다. 류 대표는 주식 23만주를 매각해 약 457억8000만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논란이 커지자 류 대표는 지난 4일 사내 간담회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류 대표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의 사과와 사퇴에도 여진은 계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10일 전 거래일 대비 3400원(3.4%) 하락한 9만6600원에 거래를 마감, 장중 9만5200원까지 떨어지면서 10만원 선이 붕괴됐다.
노조 "위기대응 실패… 예방대책 요구할 것"
노조는 류 대표의 자진 사퇴를 두고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카카오가 위기대응에 실패했다고 쓴 소리를 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0일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통해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가 논의되고 수용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류 전 내정자의 블록딜(지분 대량 매도) 사태가 계속 문제 되고 있었는데도 선임을 강행해 온 지난 과정은 결국 카카오가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모라토리엄(채무 지불유예·중단)을 선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 계열사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가 본사에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지난 한 달간을 뒤돌아보면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 등 예방 대책 수립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역시 책임경영을 약속한 상황이다. 그는 "상심이 크셨을 주주와 크루 등 이해관계자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 매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