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불발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승인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EU(유럽연합)가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7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KDB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건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과의 일문일답.
-2019년 3월 M&A결정 당시 기업결합심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예상했나.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조선사인 만큼 이번 거래를 추진할 당시 기업결합 심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한편 기업결합 심사 시 경쟁당국은 단순히 과거 시장점유율만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고 대체 공급자의 존재 여부, 시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조선시장의 경우 양사 외에도 다수 경쟁자가 존재하고, 발주처 우위의 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경쟁당국 설득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조선 시장의 특성을 충실히 소명해 중국,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승인 결정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EU의 불승인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지난 3년간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산은 책임론과 금번 M&A 실패에 따른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및 재무상태 악화에 대한 비판 등이 있는데.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항간에서는 양사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근거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며 대우조선의 LNG선 사업부 폐쇄 또는 축소 가능성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은 통상의 공산품 시장과 달리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입찰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경쟁이 발생하며 낙찰 여부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동하는 바, 단순히 높은 시장 점유율만을 근거로 독과점 발생 여부를 예단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조선 시장의 특수성을 면밀히 분석해 방대한 자료를 경쟁당국에 제출하는 등 심사 대응에 만전을 기해왔으며 산은도 이번 거래가 대우조선과 우리 조선업에 갖는 중요성을 고려해 EU 공정위원장과 화상회의, EU 경쟁당국 앞 산은 경영진 서신 발송 등 기업결합 승인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거래가 EU의 불승인으로 인해 어렵게 됐다고 해서 대우조선에 악영향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대우조선 M&A 무산과 관련해 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플랜B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대내외 여건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한 관리 방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한 경영컨설팅을 1월 초에 착수한 바, 컨설팅 결과 등을 토대로 정부 및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중장기 관리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겠다.
-매각 개시 시점 및 방식(분할매각/해외매각/비조선사 앞 매각 한정 가능성 등)에 대한 검토 내용 및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 말해달라.
▶새로운 주인 찾기의 추진 시기, 방식 등은 시장 여건, 인수 희망 기업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끝난 뒤에야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 대우조선은 경영 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당분간 산은은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우조선 경영 쇄신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대우조선 앞 공적자금 지원규모 및 추가자금 지원 가능성은?
▶산은이 대우조선 앞 지원한 자금은 공적자금이 아닌 자체 조달한 자금이며, 산은은 자체자금으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상화 추진 지원을 위해 4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그중 산은은 2조6000억을 부담했다.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 추가자금 지원은 국가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진행 관련 채권단 입장과 일전에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제3기관 검증 여부 등 향후 계획은?
▶지난 1월 10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움과 쌍용차 간 투자계약이 체결되고 에디슨 측에서 계약금도 납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산은은 현재 진행중인 에디슨 측의 쌍용차 인수 절차와 향후 운영이 시장 조달을 통해 원만히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지난 기자간담회 때 에디슨 측에 대한 여러 언론과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제3기관의 검증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 이후 에디슨 측에서 어떻게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HMM의 현재 관리 상황과 지분매각 계획이 있는지?
▶HMM은 재무와 영업상황이 개선돼 지난해 말 산은·해진공 공동관리에서 해진공 단독관리로 전환돼 관리 중이다. 지분매각은 시장여건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결정되어야 할 사안으로 원활한 M&A 등 민영화 여건 조성을 위해 산은 보유 지분의 단계적 매각이 필요하다.
-대우조선 M&A에 대한 EU의 불승인 결정이 향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승인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건은 대우조선 M&A 건과는 주요 고객 구성, 경쟁사 대비 결합 당사 회사의 규모 등에서 명확히 차이가 있다. 약 90%의 고객이 한국 국적이며 대형 항공사와 경유노선 등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경쟁당국의 자국 항공산업 이익 등을 위한 심사결과 도출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공정위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진 이후에는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공정위,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 경쟁당국에 대한 설득 작업이 절실하다고 판단된다.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공약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이 궁금하다.
▶비단 부산 뿐만 아니라 타지역으로의 이전 논의들은 과거부터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5년간 경험에 비추어볼 때 산은이 현재와 같이 금융경제 수도인 서울에서 전체를 아우르며 전국의 균형있는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정책금융지원 및 역할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