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이번 인수로 2600여개 미니스톱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품으며 막강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규모의 경제’인 편의점 점포 수에서 4위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 2위와의 간극도 크게 좁혔다. 편의점업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다. 때문에 다점포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이 중요하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다. 현재 추산되는 편의점 업계 점포 수는 CU(1만4900여개) GS25(1만4600여개) 세븐일레븐(1만1173개) 이마트24(5200여개) 미니스톱(2600여개) 순이다.
이번 인수전에서 판세를 뒤집은 건 매각금액이었다. 신세계는 적정 매각금액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한 반면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3000억원 이상을 제안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지난 2018년 한차례 한국미니스톱을 두고 맞붙었다. 하지만 당시 4000억원에 달하는 미니스톱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매각 작업은 중단됐다.
신 회장이 인수한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하며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시장 초기에 선점한 우수 입지와 경쟁사보다 넓은 면적이 강점이며 전기 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 케어, 세탁 서비스 등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 회장은 실적 부진 탈출을 위해 전면 쇄신에 불을 댕겼다. 롯데 주력계열사들의 성적표가 좋지 않아서다. 온라인 사업도 기대보다 속도가 더디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한 3조8568억원,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16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신 회장은 외부 인재를 대규모로 수혈하는 극약 처방전도 꺼내들었다. 외부 출신의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각각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에 낙점했다.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지에프알(GFR) 대표를 롯데백화점 대표로 선임하는 등 다양성과 개방성 확보를 통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최근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항상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 달라”면서 “진심으로 우리 고객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의사결정에 선한 가치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만든 그룹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에는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자는 뜻이 담겨있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를 만들어 달라”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이번 미니스톱 인수전은 롯데로선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 슬로건을 향한 첫 걸음인 셈이다. 경쟁사 임원을 영입하는 등 쇄신에 불을 붙인 신 회장이 ‘혁신의 롯데’를 어떤 그림으로 그려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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