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흥행 이면에는 LG화학 투자자들의 눈물이 서려있다. LG에너지솔루션 분사가 발표된 2020년 12월 이후 LG화학의 주가는 줄곧 내림세를 보였고 지난해 1월 고점인 105만원과 비교했을 때 현재 주가(1월26일 종가기준)는 66만4000원으로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LG화학의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따로 배정받지도 못했을 뿐더러 알짜 사업을 분리한 영향으로 기업가치 하락까지 떠안은 것이다. 기존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유튜브를 상장하지 않는 사례를 떠올려보면 이는 매우 씁쓸한 일이다.
카카오 소액주주들이 울분을 터뜨리는 출발점도 결국은 물적분할이다. 카카오는 여러 사업부문을 분사하고 이를 잇따라 상장했다. 시장은 미래가치를 인정해 높은 값을 쳐줬지만 회사는 제 손으로 돈을 벌기 보다는 투자자 돈으로 제 배를 먼저 불렸다.
카카오의 자회사들은 상장할 때마다 돈을 쓸어담았다. 시가총액 기준 카카오는 코스피 9위, 카뱅은 18위, 카카오페이는 20위에 올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 5위다. ‘먹튀’ 논란을 촉발시킨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는 결국 모회사의 주가까지도 추락시키며 카카오의 주주에게 피해를 끼쳤다.
물적분할은 기업이 특정 사업을 떼어내 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그 법인의 지분 100%를 모회사가 갖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기업이 알짜 부분만을 따로 떼어 상장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의 몫이다.
지배주주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평가다. 자회사 물적분할 후 자금을 유치하더라도 상장 후 유통된 지분 외에 남은 지분의 대부분을 여전히 모회사가 쥐고 있어 지배력 또한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분사 후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해외 기업들은 물적분할을 하더라도 자진 상장폐지하거나 자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주주 가치 보존’이라는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역사에서 순위가 바뀌고 아예 이름조차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다. 그 어느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주주들의 외침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기업만이 일류기업으로 기업사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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