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11일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진행 중이고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고 정부와 서울시가 등록말소 가능성까지 들여다보면서 주택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진다.
사고가 일어난 이후 정몽규 전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사과하고 수습을 약속했지만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유가족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사고가 일어난 지 엿새 만인 지난달 17일이다. 당시 실종자 가족들은 정 회장에게 “진작 왔어야 하지 않느냐”며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사고가 수습되기 전에 회장 직에서 사퇴를 한 점도 오히려 반발을 키웠다. 정 전 회장은 책임에 통감하며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지만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 전 회장은 지주사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주주의 책임은 다 하겠다고 밝혔지만 예비입주자 협의회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 회장의 사퇴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려는 꼼수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법률상 경영상 책임을 진 이후에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응당한 조치”라고 항의한 바 있다.
반면 오너의 발빠른 대처로 사고를 조기에 수습한 경우도 있다. 2014년 2월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당시 리조트 소유주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전 회장이 보여준 대응방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마우나리조트에서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환영회 행사 도중 강당 지붕이 무너지면서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회장은 사고 다음날 새벽 곧바로 사고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을 만나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에게도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모든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현장 머물며 수습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보상금 마련을 위해 사재출연까지 약속했고 사고 발생 3일 만에 일부 사망자 유족과 장례 및 보상에 대한 합의를 마치는 등 신속하게 위기를 봉합했다는 평가다.
한화 역시 한국화약공업주식회사 시절인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 당시 김종희 창업주가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그룹 소속 예비군 직원 급파 ▲임직원 헌혈에 동참 및 임금 2% 의연금 갹출 ▲김종희 창업주 전재산(90억원) 보상금 출연 등의 대처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고 초기 경영진의 대응 방식에 따라 여론의 비판적인 시각을 전향적으로 바꾸고 신뢰회복을 앞당기기도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사업주의 책임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기업별로 위기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