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노동이사제’와 관련해 이를 의무화하기 보다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7일 '노동이사제 도입 시 문제점'을 주제로 한 노동정책이슈보고서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노동이사제를 최초로 도입한 독일과의 비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를 기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유럽에는 보편적인 법안이며 국내에서는 지난달 11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올해 7월부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서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근로자대표(과반수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1인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상임 노동이사는 이사회에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경총은 이 같은 노동이사제가 국내 실정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동이사제를 최초로 도입한 독일의 경우 산업별 교섭을 기본으로 한다. 이사회 구조도 감독이사회와 경영이사회로 구분됐고 노동이사는 감독이사회에만 참여, 회계 부정 등 경영상 결정 사항에 대해 견제 역할을 한다.

반면 한국은 기업 교섭인데다 이사회 구조도 단일화 돼있어 노동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경영 사안에도 영향을 미치게된다.


경총은 “한국의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하면 노동이사제는 이사회를 노사 간 갈등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경영상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은 의무화하기보다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최근 유럽국가에서도 정치·경제적 상황 변화에 따라 노동이사제가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경영자총협회(BDA)는 독일 기업에서도 노동이사제의 비효율성과 공동결정제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세제 및 공동결정제도 등을 이유로 EU 회원국으로의 이전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총은 ▲노동이사 임기 동안은 노조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공공부문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민간부문에 대한 도입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