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살까, 윤석열을 살까. 아니면 안철수? 대통령 선거 후보에 대한 투표가 아니다. 대체불가토큰(NFT)을 사고파는 가상의 세계로 가보자. 이곳에서는 각 대선 후보를 팝아트로 그린 예술작품의 NFT가 거래되고 있다. 작품 한 점당 최초 판매가격(1월 14일 기준)은 단돈 5000원. 하지만 에디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에디션은 원본이되 복사본의 개념으로 이를테면 500개 에디션이라고 가정하면 500개 전체가 원본이면서 복사돼 만들어진 상품이다. NFT 판매 시작 4주쯤이 지난 2월 8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봉황 팝아트 작품은 최저 2만4900원(에디션 #340)에서 최고 5억원(에디션 #1)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1월 NFT 프로젝트 팀 마스크다오(MaskDAO)는 다섯 명의 대통령 선거 후보자를 상징하는 NFT를 발행해 이용자의 투표 결과에 따라 가상의 대통령을 선정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사진=마스크다오(MaskDAO) 홈페이지 캡쳐.

NFT 거래액 1년 만에 ‘260배’ 증가
NFT는 디지털 예술작품뿐 아니라 웹툰 콘텐츠, 게임 아이템, 온라인 스포츠, 음악, 수집품,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자산에 소유권을 부여한 디지털 대체불가토큰을 뜻한다. 대체(교환·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유권, 저작권, 정품 인증서 등으로 활용된다.

이처럼 실물도 아닌 NFT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것을 두고 일각에선 ‘튤립 버블’(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현상)이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지만 블록체인 데이터분석업체 디앱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250억달러(약 29조9875억원)에 달했다. 2020년 거래액 대비 26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들어 NFT 거래액은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록체인 데이터분석업체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의 지난 1월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인 58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최고 금액 34억1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블록체인 데이터분석업체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의 지난 1월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인 58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그래픽=김영찬 기자

코인보다 쉽다… 정말일까
NFT의 투자 매력 가운데 하나는 낮은 진입 장벽이다. 적은 자본으로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중개자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이는 가상자산(코인)과 비슷하다.

코인과 다른 점은 NFT는 쪼개서 사고팔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가의 미술품인 NFT를 혼자서는 구매할 수 없어도 여러 개의 NFT로 쪼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영국 현대미술 작가 뱅크시의 2005년작 ‘사랑은 공중에’는 1만조각으로 나뉘어 판매됐다. 원본은 1290만달러에 달했지만 NFT를 쪼갠 결과 개당 가격은 1500달러로 책정됐다.
무엇보다 NFT는 코인보다 쉽다. 누구나 손쉽게 NFT를 만들 수 있다. NFT 제작·발행 플랫폼에 접속해 사진이나 음성·동영상 파일 등을 업로드하고 제목과 설명, 가격을 기재한 뒤 생성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만약 자신이 만든 NFT가 재판매된다면 판매액의 약 10%를 저작권료로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의 한 12세 소년은 ‘이상한 고래들’이라는 NFT 컬렉션을 만들어 두 달 만에 40만달러를 벌었다.

지난 1월 4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NFT 콘텐츠 구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NFT 재테크 성공 방법 있을까?
이제 코인보다 쉬운 NFT에 도전해보자. NFT 거래와 발행을 위해서는 코인 거래소와 NFT 거래소, NFT 제작 사이트 계정과 코인 지갑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서 코인 거래소와 코인 지갑이 필요한 이유는 ‘가스비’ 때문이다. NFT를 사고팔거나 발행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이용료를 가스비라고 부른다. 가스비는 코인 종류에 따라 다르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혼잡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코인 구매 전에 코인별 가스비를 확인해야 한다.
NFT를 구매할 때는 ‘스토리’에 주목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NFT 옥석을 가리는 결정적 요소가 바로 스토리텔링이기 때문. 실물자산과 마찬가지로 NFT 역시 제작 취지와 배경 설명이 명확할 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지난 1월 14일 NFT 프로젝트팀 ‘마스크다오’가 선보인 대선 후보 팝아트 작품 NFT도 같은 맥락이다. 마스크다오는 각 후보를 상징하는 NFT를 발행해 이용자가 구매 행위에서 나아가 지지 후보에 대한 투표의 행위로 확장하는 개념을 적용했다.

마스크다오 관계자는 “NFT 구매와 경쟁을 통해 온라인 유권자 운동을 확산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2월 8일 기준) 대선 후보 NFT는 NFT 마켓플레이스 ‘CCCV NFT’에서 인기순위 1위부터 12위까지를 모두 석권하고 있다.


이대형 아트디렉터는 지난해 11월 부산 디지털자산박람회에서 “성공한 작품의 본질을 보면 누군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스토리텔링이 있다”며 “NFT 시장도 당장 급하게 투자자를 만족시키려고 하기보다 작품의 진정성을 표출하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토리 없는 NFT는 무의미하고 소장가치도 낮다”며 “반면 스토리텔링은 NFT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