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매출이 늘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 '2021 영등포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는 모습./사진=뉴스1
기업 매출이 늘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 경제 전반의 소비 여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성장과 고용 간 관계: 기업자료를 이용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2019년 기업 매출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하락)하면 고용증가율은 0.29%포인트 상승(하락)한다.

고용증가율 변동 폭은 2014~2016년 0.31%포인트에서 2017~2019년 0.27%포인트로 둔화되고 있다.


한은은 이번 분석을 위해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4만146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표=한은

그 결과 매출증가에 따른 고용민감도는 하락했다. 고용없는 매출 성장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매출이 늘어난 서비스업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매출증가에 대한 고용민감도가 2014~2016년 0.28에서 2017~2019년에는 0.13으로 절반이상 떨어졌다.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이상 기업도 같은 기간 고용민감도가 0.37에서 0.28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경쟁심화로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되면 비용이 가격으로 전가되기 어려워 매출원가율(매출원가/매출액) 상승으로 이어지며 특히 숙박음식, 정보통신, 사업시설, 부동산업 등의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300인 이상 기업도 고용창출력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매출증가가 채용보다 기계장치에 대한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진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은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매출이 증가한 제조업 300인 미만 기업의 2017~19년 기계장치 연간증가액은 2014~16년 대비 2.1배 증가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3.0배 증가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아울러 한은은 노동생산성 수준별 고용 민감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저생산성과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민감도는 각각 0.31, 0.23으로 추정돼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이 매출 변동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생산성 기업의 고용민감도가 다소 낮게 추정된 것은 생산성이 높을수록 노동보다 자본을 생산에 더많이 활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소규모 서비스업의 고용창출력 강화를 위해 서는 기업의 역동성 제고, R&D 활성화, 노동친화적 혁신활동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충에 힘쓸 필요가 있다"며 "소규모 서비스업의 경우 매출 감소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므로 이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