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오는 25일 실무회의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적자 해소에 대해 논의한다.
금융당국이 매주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을 점검하는 등 압박에 들어간 가운데 보험사들도 적자와 엔드게임(최종전)을 위한 4세대 실손보험 판매 실적, 비급여 기준 통제 방안 등 카드를 내밀 예정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보험연구원, 생·손해보험협회 등으로 이뤄진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가 오는 25일 실손보험 관련 실무회의를 연다. 지난달 19일 협의체를 구성한지 1개월여 만이다. 실손보험 제도에 대한 대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을 포함해 관련 부처와 업권까지 나서 실손보험 적자 구조 개선에 나선 이유는 실손보험 누적 손실이 커지면서 실손보험 자체와 의료체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만 1조9696억원의 손실을 봤다. 연말까지 3조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만 10조원에 이른다. 이같은 추세라면 2031년엔 누적 적자가 112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란 보험연구원 연구결과도 나왔다.
적자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은 매주 보험사별 4세대 실손 전환 실적을 확인하는 중이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단체보험을 포함해 국민 약 4000만명 가량이 가입해 있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상품을 1세대(구실손),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팔린 상품을 2세대(표준화실손), 2017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판매된 상품을 3세대(신실손)로 구분한다.
주로 문제가 되는 건 1·2세대 실손보험이다. 본인부담금이 적고 보장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어 일부 가입자들과 병·의원의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실무회의에서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은 대표적인 9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기준 강화 방침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백내장 수술 ▲갑상선·고주파절제술 ▲도수치료 ▲하이푸(고강도 집속 초음파) ▲맘모톰(유방종양절제술) ▲비벨브재건술(코) ▲양악수술·오다리·탈모 ▲비급여약제 ▲피부보호제 등이다.
이 중 가장 눈 여겨 보는 것은 백내장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70만2621건, 백내장 관련 보험금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만 5522억원을 지급했다.
협의체는 백내장 수술 진단에 필요한 세극등 현미경 검사 결과의 보관·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실제 대형 보험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59세 이하 가입자들에게 현미경 검사 결과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도수치료에 대한 기준도 강화한다. 2020년 5개 손보사에서 가장 많은 실손보험금을 타간 가입자 3명은 모두 도수치료 등을 명목으로 7000만 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았다. 협의체는 일정 횟수 이상부터는 ‘도수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아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건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참여 여부다. 기재부까지 나섰지만 실손보험 누수방지 핵심인 비급여의료 관리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금융당국 요청에도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5일에는 비급여 보험금 지급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이며 복지부 참여 여부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