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엿새 앞둔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사람의 단일화 여정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지난달 13일 대선후보 등록과 함께 윤 후보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던 안 후보는 20일 모든 책임을 윤 후보에 돌리고 이를 철회했다.
27일 윤 후보까지 최종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최근 유세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에 투표하면 '1년 후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거다'라고 하는 등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단일화는 사실상 파국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정권교체란 대의를 이루기 위해 극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이번 단일화로 윤 후보에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사실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윤 후보에 드라마틱한 지지율 상승을 안겨주진 못해도 단일화에 따른 주목 효과와 기세를 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단일화는 지지율과 상징성이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지지율이 경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옮겨갈 지지층들은 다 옮겨갔기 때문에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겐 정권교체 여론에 얼마만큼 잘 올라가느냐가 관건인데, 단일화로 정권교체 프레임을 더 잘 부각시키는 상징적 효과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안 후보의 지지층인 중도층 역시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게 아니면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했을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 세력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이동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단일화로 '플러스 알파'의 시너지가 나는 것까진 기대할 수 없지만 박빙의 형국에서 윤 후보에 조금 탄력을 준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안 후보에 속았다며 실망한 지지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선거 판도를 바꿀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후보의 지지율이 작은 변수 하나에도 출렁일 수 있는 '종이 한 장' 차이라 남아있는 6일 동안 위기감을 느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지에 따라 윤 후보의 승리를 확신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두 사람의 전격적인 단일화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정권교체'를 내세웠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아 완주를 해도 정치적 이득이 크지 않았던 것이 결정적 이유라 분석했다. 여기에 이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며 1%의 지지율이 절실해진 윤 후보의 니즈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란 해석이다.
이종훈 평론가는 "안 후보는 최근 지지율로는 완주해도 별로 실익이 없다. 지난번 대선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득표율을 이번에 기록할 경우 안 후보에 남은 건 퇴출밖에 없다"며 "처음부터 단일화에 긍정적이면서도 그동안 힘겨루기를 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경우 "한동안 독자노선을 걸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가 단일화 결렬 후 이 후보와 비슷해지거나 심지어 역전을 당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며 다급해졌다"며 "그 시점부터 단일화에 진심이 상황이 됐고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라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정권교체를 위해 밀알이 되겠다고 했는데, 완주를 하면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되는 결과가 생긴다"며 "그러면 표리부동하다는 비난과 함께 정치적으로 살아나기 어려운 결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고 길었던 이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제안했지만 상대방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던 안 후보로선 대선 완주를 선언해놓고 다시 철회한다는 정치적 부담감을 쉽사리 떨쳐내지 못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게다가 거대 야당에 포섭돼 '다당제 실현'이란 소신을 스스로 굽혔다는 비판 역시 단일화를 망설일 수 밖에 없었던 요인이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다당제라는 소신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양당제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개혁에 나설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단일화가 대선 승리로 이어진다면 안 후보가 '정권교체' 명분을 토대로 한 정치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 분석했다. 윤 후보가 승리했을 때 안 후보에 약속한 '국민통합정부'의 파트너 역할 등은 상당한 예우이고 단일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큰 이득이란 판단을 세울 수 있었다는 취지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더 좋은 정부, 성공할 수 있는 정부 구성에 합의해 그런 부분을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면서 "(단일화 요구) 민심에 (안 후보) 본인이 더 충실하게 복무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늘 갖고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뒤 안 후보 역할에 대해선 "선거 결과가 나오면 두 분이 공동정부의 대주주 아니냐"며 "한 분은 대통령이 되는 거고, 다른 한 분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그것이 총리가 될지 다른 영역일지는 두 분이 편하게 논의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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