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은 후보 단일화는 물론 합당까지 함께 선언했다. 이에 특히 안 대표의 '실용' '중도' 비전을 함께 하던 국민의당 당원들은 큰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제 결심에 실망한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특히 안 대표는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제 실행력을 증명해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오후 당원에 문자를 보내 "저와 함께 거친 광야에서 꿈꾸고 노래했던 우리 일당백 당원동지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다 함께 모여 한 분 한 분 귀한 말씀 여쭙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거듭 송구하다"고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사과에도 당원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3일 오전 8시 단일화 기자회견 후 오후 5시까지 약 9시간 동안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 후보를 향한 비난 게시글 250여개가 게시됐다. 게시판에는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비겁한 야합정치' '통수치기 넘사벽' '어린 이준석이 대놓고 쓰레기 취급한 이유를 알겠다' 등 단일화 결정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재외국민 투표자 투표 종료 이후 대선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을 제정해 달라는 청원도 올라와 지난 3일 오전 2만명 가량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투표를 다 끝낸 이후의 후보 사퇴로 인한 강제 무효표 처리는 그 표를 던진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
다만 이 청원은 현재 청원 요건에 위배돼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는 대선 기간 특정 후보·정당을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민청원을 비공개 처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중도' 노선을 지켜온 안 대표는 다당제의 상징이다. 양당 기득권 세력을 비난하며 자신의 독자 노선을 이어갈 것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달 18일 유세버스 사고로 숨진 지역선대위원장의 영결식에서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변화와 혁신의 길,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길,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당원은 뉴시스를 통해 "안 대표의 영결식 조사가 '합당'으로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윤 후보와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의당과의 합당으로 거대 양당에 속하게 됐는데 다당제라는 본인의 소신에 반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다당제는 제 소신"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당제를 위해) 필요한 건 2개다. (첫 번째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개혁이다.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든지 아니면 정당명부식 비례제로 바꿔야한다. 두 번째는 대통령 투표에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판결부터 얻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 대선부터는 지금처럼 후보 단일화가 필요 없는 그런 더 바람직한 대선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포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국민의힘 측은 '안 후보의 의견에 윤 후보 역시 동의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건 이따가"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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