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주총 앞둔 재계, 경영권 분쟁 재점화
② 주총 벼르는 동학개미… 기업들 좌불안석
③ “여성 사외이사 구해요”… 발등에 불 떨어진 재계
④ 코로나 3년차, 주총 풍경도 달라졌다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주의를 강화하면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회사 물적분할, 낮은 주가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대대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기업들은 잇따라 배당성향을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가 부양책을 내놓으며 소액주주들을 달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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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주가·물적분할 성토의 장 될 듯━
주주행동주의는 주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행동을 말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소액주주들은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엔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주주제안을 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며 기업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선 알짜사업을 물적분할한 기업들이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전망이다.LG화학이 대표적이다. 배터리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인 지난 1월 27일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8.13% 하락한 61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 달여 뒤인 3월 2일엔 5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포스코 역시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지난 1월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등에 업고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킨 만큼 3월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도 SK온을 물적분할한 것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기차(EV) 릴레이 사업부문 물적분할 방침을 밝힌 LS일렉트릭도 정기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 종목 토론 게시판에는 물적분할을 철회하라는 주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가 저조한 기업들은 ‘주가 부양책을 강구하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수 기업의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2471개(올해 신규 상장 제외) 중 올해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 수는 모두 995개(40.3%)에 달했다.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에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곳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와 관련해 소액주주와 참여연대가 함께 이번 주총에서 이사들에 대한 연임을 반대하는 등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산업 안전 및 건설 품질 관리 전문 이사 선임과 안전보건이사회 설치도 요구한다. 총수일가로부터 분리된 독립적 사외이사 후보추천, 정관변경 등을 요구하고 손해배상청구를 비롯한 주주대표소송에도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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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에 책임 묻는다… 기업 ‘화들짝’━
지난해 9월 임시 주총에서 경영진 해임을 시도했다 실패한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3월 주총에서 주주권리 확대를 위한 배당금 상향, 전자투표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주진우 회장의 장남 주지홍 부사장이 올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업 가치를 훼손시켰다고 반발하고 있다.기업들은 정기 주총에 앞서 적극적인 환원책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도 주당 배당금으로 전년보다 31.6% 오른 1540원을 지급할 계획이며 LG화학은 한 해 전에 비해 한주당 2000원 늘려 보통주 1만2000원, 우선주 1만2050원의 배당금을 각각 지급키로 했다. 포스코도 전년대비 두 배 늘어난 1만7000원을 배당할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무려 보통주 한주당 5만원이란 역대급 배당을 내놨다. 이는 전년(5000원)대비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곳도 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카카오는 내년까지 별도 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10~25%를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기로 했고 셀트리온은 올해 1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5월까지 800억원 규모를 추가매입하기로 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응답기업 154곳) 주주총회 애로사항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23.1%)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삼일회계법인 감사위원회센터는 “주주행동주의자의 관여를 유발하는 회사는 주가 부진, 동종기업 대비 성과 부진, 지배구조 부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 관심 부족 등 공통점이 있다”며 “이 같은 이슈가 있는 기업이라면 개선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 주주행동주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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