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표적인 식품 기업으로는 오리온, 팔도, 롯데칠성음료가 꼽힌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팔도는 도시락, 롯데칠성은 밀키스로 각각 러시아 식품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 몽쉘을 판매하려는 롯데제과가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들은 러시아 제재에 따른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민 간식이라 불리는 초코파이 인기에 힘입어 러시아 법인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170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제과시장 진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오리온은 러시아 제재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에서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는 3개월분 가량 확보돼 있다"며 "장기화에 대비해 핵심 원재료를 추가 확보 중이며 중국 법인을 통한 원재료 수입도 검토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팔도의 도시락은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현지에서 국민 라면으로 자리매김했다. 팔도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거래하는 현지 은행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차단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현재 현지 생산과 물류 차질은 없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를 국내에서 생산해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주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거래 중인 러시아 극동지역의 은행은 스위프트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금융거래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러시아 루블화 환율 추이, 파급 영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파견 주재원 및 현지 직원들의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 제품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최근 러시아 현지 법인에 340억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과 창고를 증축했다. 매출은 지난해 약 600억원이다. 칼루가주 오브닌스크시에 초코파이 공장이 있고 직원은 300명가량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원자재 비축이나 자금 확보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제과 산업은 통상 원료를 수 개월 확보를 해두는 편이어서 다른 산업에 비해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늦게 오거나 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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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기화, 곡물 가격 상승→물가 인상 초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 최대 수출국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는 약 3900만톤(t), 우크라이나는 1700만톤의 밀을 수출했다. 미국은 2700만톤을 수출했다.국회예산정책처가 2021년 10월 발간한 '곡물 수급안정 사업·정책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2104만톤 중 1611만톤(76.6%)을 수입에 의존한다. 밀의 경우 미국·호주·우크라이나 3개 국가에서 매년 약 80%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사료와 전분당 업계가 수입하는 옥수수 물량의 상당 부분도 우크라이나산이 차지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태가 지속되면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면 식품 가격이 오르게 돼 서민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래하고 있는 회사가 미국이나 호주에서 밀을 수입하는 회사들이어서 크게 문제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며 파급 여파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연승 유통학회장(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현상에서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곡물 가격 상승은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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