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IPO 양극화… 기술력 따라 울고 웃고 ② 개미 울리는 ‘허수청약’… 금융당국 칼뽑는다 ③ 연초 상장한 새내기주의 ‘희비’ 최근 증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줄고 상장 계획을 미루는 기업이 잇달아 나오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의 온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에는 자금이 쏠리며 IPO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2차전지와 반도체 등 기술력이 있는 일부 기업들에 투자금이 몰리고 제약·바이오 업종은 부진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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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흥행 좌우... IPO 옥석 가리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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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22일 반도체 부품제조 기업 비씨엔씨와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 노을이 나란히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씨엔씨에 13조953억원의 증거금이 몰린 반면 같은 기간 청약을 받은 진단검사 플랫폼 노을은 275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는 데 그치며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수요예측에서도 두 기업은 상반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비씨엔씨는 공모가가 희망 범위(9000~1만15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1649개 기관이 참여한 수요예측에선 18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진행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 중 최고 경쟁률이다.
노을은 지난 2월15~16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총 163개 기관이 참여해 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 1만3000원~1만7000원에 못 미치는 1만원으로 확정됐다.
3월3일 코스닥 상장 첫날에도 두 회사의 분위기는 또 한번 엇갈렸다. 비씨엔씨는 이날 시초가가 공모가 1만3000원의 두 배인 2만6000원에 형성되며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형성되는 것)에 성공했다. 반면 노을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1만원 대비 3.30% 내린 9670원에 형성됐다. 상장 첫날 노을은 시초가 대비 4.76% 하락한 9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을 외에도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 대부분 IPO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가시화하는 만큼 바이오주 자체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데다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사태 등으로 투심이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공모를 진행한 식물세포 개발기업 바이오에프디엔씨와 동물의약품 개발사 애드바이오텍은 청약 경쟁률이 각각 5 대 1, 27 대 1로 저조했고 상장 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2월21일 상장한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코스닥 입성 첫날 공모가(2만8000원)를 밑돈 2만52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시초가보다도 11.9% 하락한 2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주 투자자는 상장 첫날에만 20.7%의 손해를 본 셈이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애드바이오텍도 마찬가지로 상장 직후 공모가(7000원)보다 3.9% 낮은 673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시초가대비 11.59% 하락한 5950원에 장을 마쳤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포기 사례도 잇따른다. 올초 파인메딕스, 한국의약연구소가 상장 심사를 철회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합성신약 개발사 퓨쳐메디신이 상장을 연기했다. 지난해 10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4개월여 만이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에는 영업일 기준 45일이 걸린다. 예정대로라면 올 초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심사가 미뤄지자 연기를 택한 것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신라젠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사업성과 기술 진행 정도, 기술이전 이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올해부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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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회사 상장 추진 잇따라... 올해 IPO시장 주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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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배터리 회사들이다. 지난달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2차전지 관련 소재와 장비 제조사들이 잇따라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 더블유씨피(WCP)다. 이 회사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버금가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분야 기술력이 좋고 설비투자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상장 후 기업가치가 4조~5조원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로 이르면 4월 중순 심사를 승인받고 5~6월 공모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1세대 기업 성일하이텍도 증시 입성을 추진한다. 후발 주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성일하이텍의 경쟁력은 황산코발트와 황산니켈, 탄산리튬, 황산망간, 전해니켈, 전해구리 등 배터리에 포함된 모든 유가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는 성일하이텍의 기업가치를 8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2차전지 원자재가 부족해지고 소재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몸값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갈수록 IPO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는 상황”이라며 “이젠 묻지마식 투자는 안 된다. 사전에 종목이나 산업에 대해 공부하고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