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월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확률형 아이템’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② 게임업계, P2E로 살 길 찾는다 ③ "게임도 이제는 스포츠"… e스포츠 '탄탄대로'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한 확률형 아이템이 대선 후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사행성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뭇매를 맞은 만큼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목소리를 높여 1년 넘게 계류 중이던 규제 법안의 입법 움직임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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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논란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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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은 그동안 과도한 상업성으로 사행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확률형 아이템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뽑기 기회를 얻어 게임 아이템을 무작위로 지급 받는 것이다. 게임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지불한 금액 이상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 이용자들은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계속 돈을 써야 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억 단위로 지출한 사례도 있었다. 게임 유저들이 특정 아이템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은 자연스럽게 게임업계 핵심 수익 창출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과도한 상업성으로 사행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다. 게임 아이템의 확률 문제는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넥슨은 지난해 2월 메이플스토리 테스트서버 패치에서 게임 내 아이템 ‘환생의 불꽃’을 통해 부여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의 확률을 동일하게 바꿨다고 공지했다. 그동안 환생의 불꽃 설명에는 추가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명시해왔기 때문에 이날 발표 이후 다수의 이용자가 “이제까지 좋은 옵션을 적용하는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것이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확률형 아이템 ‘환생의 불꽃’이 조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일부 이용자들은 트럭시위와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이용자들은 과금이 발생하는 콘텐츠에 확률을 조작했다며 분노했고 이는 사회적 이슈로 번졌다. 게임회사들이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확률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낮은 확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유저들의 피해는 커졌다. 게임사들이 유저들에게 사과하고 아이템 확률을 전면 공개하는 등의 자율 규제안을 도입했지만, 이용자들은 강제성이 없는 자율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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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 vs 법제화… 대선 이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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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유력 주자들이 이번 대선 국면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공약하면서 관련 법안이 국회를 넘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이미지. /사진=넷마블 여야 유력 주자들은 이번 대선 국면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공약을 꺼내들었다. 치열했던 대선의 ‘캐스팅 보터(결정적 투표자)’인 2030세대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구성확률과 기댓값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역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게임사가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일종의 ‘이용자위원회’를 조직해 게임사를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공약도 법적 뒷받침이 없으면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 게임사가 자율규제를 이유로 버티기에 돌입하면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내용을 담은 규제 법안은 국회에서 현재 계류 중이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울산 북구)은 2020년 12월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전부개정안’(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달 10일에는 공청회가 진행되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위한 절차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지만 법제화까지는 아직 역부족이다.
게임업계는 지난해 12월 시행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내세우면서 입법에 소극적이다.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률 공시에 한정된 기존 자율규제안과는 달리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 등 확률형 콘텐츠로 대상을 확대했다. 입법보다는 확률형 아이템을 자율규제로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면 게임성(재미)을 높이면서 이용자들에게 유익하다는 주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정 강령은 그동안 확률 공개를 강제하는 내용의 법안과 유사하다”며 “단시간에 해결하기보다 이용자와 게임사, 정부,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꾸준한 논의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법적 규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로 이뤄지는 확률 공개를 법으로 하나하나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법제화가 되면 다른 회피수단이 나오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점차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에서 만큼은 여야 이견이 적고 국민적 불만도 팽배하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여야 유력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선언한 부분”이라면서 “2030세대 표심은 앞으로도 중요하기 때문에 공약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