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유통가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사진은 대통령 후보로 지난 2월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복합쇼핑몰 건설을 약속한 윤 당선인. /사진=뉴스1
제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유통가에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개정될 거라는 기대감과 후보 당시 내걸었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추가 공약에 대한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해묵은 유통산업발전법, 환골탈태할까
윤석열 당선인이 ‘복합쇼핑몰 건설 추진’ 공약을 언급하면서 유통산업발전법 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진은 유통산업발전법 주요 개편 내용. /그래픽=김영찬 기자

윤석열 당선인은 광주 유세 현장에서 ‘복합쇼핑몰 건설 추진’ 공약을 내놨다. 그는 “광주시민들은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며 “어쩔 때는 대전으로도 올라가신다고 한다. 이게 뭐가 어렵냐”고 말했다.
2015년 광주시는 광주신세계와 함께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200실 규모의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당시 광주신세계는 호텔을 짓기 위해 백화점 인근 부지까지 매입했지만 인근 중소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당시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출점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는 복합쇼핑몰은 물론 코스트코, 이케아와 같은 대형 창고형 할인 매장이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발언 이후 유통법 개정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출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이번 기회에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유통법은 유통 대기업의 시장 독점을 우려해 중소상인(소상공인·영세상인 등)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법이다. 격주 일요일마다 강제로 마트의 문을 닫게 하거나 자정~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올해 4월 복합쇼핑몰 강제 휴무까지 규제하는 법 개정도 진행 중이다.

최근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의 발달로 유통산업의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표는 '대형마트가 휴업일 때 이용하는 곳'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의견'. /그래픽=김영찬 기자

유통산업의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도 과거 규제가 불합리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표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대형마트 등에 대한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하거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소비자가 58.3%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의무휴업 제도 폐지해야 한다(30.8%) ▲평일 의무휴업 실시(27.5%) ▲현행 제도 유지(30.1%) ▲의무휴업 일수 확대(11.6)로 확인됐다.
공휴일에 집 근처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생필품 구매를 위해 전통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는 8.3%에 불과했다. 59.5%의 소비자는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물을 방문할 때 입점 점포 및 주변상가를 동시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에 따른 전통시장 보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 본사로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무관. /사진=홈플러스
전경련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에 따른 전통시장 보호 효과는 크지 않고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가 입점 소상공인과 주변 상가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기존 유통정책의 정책효과에 대한 검증이 없이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 등 유통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유통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도 최근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면서 과거의 유통업체 규제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회가 구시대적 유통업체 규제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플랫폼의 시장 독식 현상을 어떻게 규율할지 자영업자와 어떻게 공존하도록 할 수 있는 논의와 법안을 조속히 도입하길 바란다”며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주체가 돼 전통시장과 전환시대의 유통기업 노동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유통산업 발전을 위해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영향에 매출 타격… 면세·화장품 업계 전망은

최근 면세업계에서는 윤 당선인이 언급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당선인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규탄하며 사드 추가 배치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 1월3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사드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내용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와 달리 주한미군이 아닌 국군이 사드 1개포대를 도입해 운용하고 비용은 1조5000억원정도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다. 목적은 경기 북부 등 수도권 2000만 국민을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확실히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북한이 올해만 미사일을 7차례나 발사하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화장품·면세점 등 해외 사업에 비중을 둔 유통업체들에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6년 사드 배치가 결정된 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국내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한 단체비자 발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국내 항공·면세·화장품 업계는 매출 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규모 추정’에 따르면 한-중간 사드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3월 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동월대비 40.0% 감소한 36.1만명을 기록한 이후 7월까지 5개월간 감소세가 지속됐다.

2017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약 333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관광을 포기했고 관광손실액은 65.1억달러(약 7.6조원)로 추정된다. 연간(12개월) 기준으로 환산하면 관광객 감소 규모는 약 798.9만명, 손실액은 156.2억달러(약 18.1조원)로 나타나기도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면세업계의 피해는 막심했고 회복되기도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해 타격은 불가피했다”면서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면세업계를 위한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