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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주중 화제의 국제뉴스 중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의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였다.
달러로만 석유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한 '페트로달러' 시스템은 미국이 세계 원유시장을 통제하고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중국 위안화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한때 불거진 '달러 역할 회의론' 속 '슈퍼주권통화'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이후 달러는 빠르게 신뢰를 회복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하던 중국은 한동안 국제거래에서 달러화를 사용하는 쪽으로 체념한 것처럼 보였고, 현재 1조 달러 이상의 미 달러를 은행에 쌓아두고 있다.

그러나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 러시아가 국가 전체 경제 규모 3분의 1에 맞먹는 외환을 보유하고도 서방의 제재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본 중국이 통화 정책에 변경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전쟁이 글로벌 화폐 논쟁을 어떻게 부추기고 있나'라는 제목의 주말 분석 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조명했다.


◇러 달러 거래 무력화…신흥시장에 남다른 위기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기 직전인 지난 1월 기준 6350억 달러(약 763조 원)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개전 후 러시아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러시아 금융기관을 국제결제시스템 스위프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러시아 경제를 고립시켰다.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올리가르히로 불리는 러시아 신흥재벌들, 즉 민간인의 해외 소유 자산을 압류하고 거래를 동결시켰다.

이 같은 대규모 제재에 러시아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들로서는 '갑자기 상황이 달라 보인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어느 나라보다 가장 위기감을 느낀 국가는 중국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헤지펀드이자 컨설팅업체인 유로존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은 "중국은 러시시아에 취해진 조치를 보며 경각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들은 자국의 달러화 의존 취약성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쉽지 않은 기축통화 유지…통제력 일정 부분 상실

문제는 자국 통화를 기축통화에 올리고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란 점이다.
일단 통화가 한 번 정착되면 대체가 어렵기 때문에 큰 충격이 일어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러시아가 일으킨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장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은 충격이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기축통화 유지의 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외국 기업이 투자할 대규모 위안화 보유량 축적도 필요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위안화 표시 자산에 자유롭게 들락날락한다는 건 상당한 수준의 금융 통제 상실을 의미한다. 자본 이탈 위험은 부동산 부문 등 중국의 재정적 취약점을 고려할 때 특히 위험한 점도 있다.

달러나 유로를 보유하고도 거래가 막힌 러시아를 본 상황에서 중국의 대응 방안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도이체방크 AG 수석연구원 마이클 스펜서는 "달러나 유로 지급과 수치가 막힐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은 중국이 국제 거래에서 달러화를 재지정하려는 노력을 배가하도록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SC) 중국 거시전략 책임자 베키 류는 "중국은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 달러와 유로 기반 결제시스템에 통합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이 국제거래를 계속 할 수 있는 백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최대 목표는 성장과 발전을 지속하는 것인데, 미국·세계와의 금융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이 목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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