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을 맞아 주가 하락에 항의하는 일반 개인 주주들 앞에서 CEO들이 고개 숙이며 사과하거나 해명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일반 개인 주주 수는 1374만명(12월 결산 상장법인 기준, 개인 소유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1인당 평균 5.9종목 3958주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최근 잇따라 하락하자 주총장마다 개인 주주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주총에서 가장 많은 질문은 주가 하락 관련 한 것이었다. 일반 개인 주주들은 주가 하락 원인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8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서도 주주들은 ‘배당금 부족’과 ‘연내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해 40만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20만원대 후반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사회와 논의해 연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최근 불거진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객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 카페와 유명 스마트폰 커뮤니티는 이날 주총장 앞에서 트럭시위 벌리기도 했다 주총장 주변 도로를 배회하는 트럭의 전광판에는 "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쓰십시오"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총회 시작 전 'GOS사태의 근본 원인인 노태문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선임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다.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잠실 사옥에서 열린 삼성SDS 주주총회에서 황성우 대표는 대형 스크린에 주가 그래프를 올려놓고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황 대표는 “제 취임 1년 동안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며 “핵심 서비스인 클라우드 준비가 늦었다는 것을 자인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클라우드와 수출입 물류 플랫폼, 이 두 가지에 집중해 진짜 실적이 나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주총에서 네이버 수장에 선출된 최수연 신임 대표도 최근의 주가 하락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네이버 주가는 최근 1년 새 15%가량 떨어졌다. 최 신임 대표는 “저도 많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업 간 시너지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했다.
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일반 개인 주주의 마음을 사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에게 선물 공세를 하거나 경영진의 연봉을 깎거나 배당을 확대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주총장을 찾은 주주 모두에게 2만원짜리 아티제 빵 쿠폰을 주고 응원 메시지를 남기면 추첨해 3만원짜리 편의점 상품권도 나눠줬다. 주총 하루 전에 한종희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 17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오는 29일 주총을 앞둔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는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절 보류하고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지난 1년간 주가가 12% 넘게 빠진 SK하이닉스도 올해 분기 배당 도입과 함께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 이상 높이고 앞으로 3년 간 창출되는 잉여현금 흐름의 약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