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2022.3.2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첫 전화 통화를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관례'를 중시하는 중국 외교 특성상 국가주석이 취임 전인 우리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통화가 성사될 지 여부와 두 사람이 나눌 통화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우리 대통령들의 경우 당선인 시절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국가주석의 축전을 받거나 특사를 교환한 사실은 있어도 직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한 사례는 드물다.


시 주석도 지난 9일 치러진 우리 대통령선거에서 윤 당선인이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11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대사를 통해 축전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대선결과가 확정된 10일자로 작성한 축전에서 윤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전하며 "올해는 양국관계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수교 30주년이다.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협력을 심화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장기적 발전을 촉진해 양국과 양국민에 복지를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축전 내용은 12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도 실렸다.


그러나 한중관계 발전을 강조한 시 주석의 축전 내용과 별개로 중국 관영매체들로부턴 오는 5월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추진 방향을 '경계'하는 기류도 적잖이 감지돼온 상황.

일례로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경우 우리 대선 당일이던 지난 9일자 사설에서 "청와대 주인이 바뀔 순 있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한중관계는 앞으로 나가야 한다. 후퇴해선 안 된다"며 지난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결정 이후 한중관계가 악화됐던 사실을 거론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 AFP=뉴스1

환구시보는 또 11일자 사설에선 윤 당선인이 '상호 존중'을 한중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제시한 사실을 염두에 둔 듯 "한중관계엔 '존중'이 필요하지만 '상호'를 잊어선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사드 3불(不)'이 "'상호 존중'을 실천한 결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이란 중국 측의 반발을 이유로 Δ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Δ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Δ한미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이유에서 "문재인 정부의 '3불'은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주권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윤 당선인 취임 후엔 '사드 3불'이 사실상 폐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싱 대사가 최근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사드는 매우 민감한 문제인 만큼 양국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윤 당선인에게 보낸 축전에서 '한중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강조한 데도 결국 "'사드 3불'과 같은 양국 간의 기존 '약속'을 해쳐선 안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복원·강화'를 외교 분야 최우선 공약으로 꼽고 있단 점에서 "중국 입장에선 '서둘러 관리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앞서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의 부속품처럼 여겨선 곤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윤 당선인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처음부터 '차갑게' 갖고 가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양측이 통화 일정을 조율한다는 건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싱 대사 면담에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선 양국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 국민은 책임 있는 중국의 역할이 충족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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