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1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비핵화와 북미대화 상징으로 약속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4년여 만에 파기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설정했던 '레드라인'(한계선)을 이미 넘은 만큼 앞으로도 ICBM 고도화를 위한 북한의 추가시험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실험까지 강행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4일 오후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1080㎞, 정점고도는 6200㎞ 이상으로 각각 탐지됐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에 대한 제원분석이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그 종류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탐지된 발사 제원만 봤을 땐 신형 ICBM '화성-17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했다"며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했다.

ICBM 발사 모라토리엄은 북한이 2018년 핵실험 중단과 함께 자발적으로 선언했던 것이다. 북한은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에 이어 같은 해 11월 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를 했으나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린 2018년부턴 핵·ICBM 시험을 중단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호응하는 것으로 해석되기까지 했다.


북한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도 한동안 이 약속을 지켰다.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신형 ICBM을 공개하는 일은 있었지만 '레드라인'만큼은 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북한은 올해 1월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하며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예고했다. 당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수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했고,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엔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란 명목으로 신형 ICBM 체계개발 시험에 나섰다. 북한은 이때 한미 군 당국 등을 속이기 위해 이때 미사일 발사 궤적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으로 줄이기도 했다.

북한은 이달 16일에도 신형 ICBM 개발 목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이 미사일은 발사 직후 고도 20㎞ 이하 상공에서 폭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관련 기술 보완을 위한 추가 발사를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11일자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김 총비서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시설 현대화를 주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모라토리엄 파기' 전망에 한층 더 힘을 실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ICBM 기술 개발 거점이다.

북한의 '모라토리엄 파기'는 2018년 약속 이후 4년3개월 만, 올 1월 김 총비서의 관련 지시 이후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이뤄진 사건인 만큼 차기 윤석열 정부 및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협상 이전에 '패'를 확보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4월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과 한미연합훈련,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정찰위성 발사' 등을 가장해 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발사는 90도 각도에 가까운 고각발사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미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만큼 추가 핵실험에 따른 부담도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에선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가동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 복구 등의 정황 등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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