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규탄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회의 개최 요구에 반대하는 국가가 없으면 25일(현지시각)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뉴시스(노동신문 캡처)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규탄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회의 개최 요구에 반대하는 국가가 없으면 25일(현지시각)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5년 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 즉각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중국·러시아가 당시와 달리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4일 오후 2시34분쯤 평양 순안공항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고각 발사된 ICBM의 비행거리는 약 1080㎞, 고도는 약 6200㎞ 이상으로 ICBM의 비행 특성을 잘 보여준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화성-17형 발사를 명령하고 ICBM 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에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즉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뻔뻔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역내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는 긴장과 위험을 불필요하게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것은 4년 4개월 만이다. 이번 시험발사로 지난 2018년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자발적으로 약속했던 모라토리엄은 파기됐다. 특히 이번 발사체는 미국 워싱턴·뉴욕 등을 타격 가능한 ICBM 화성-17형이라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인 알바니아,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6개국은 북한의 ICBM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안보리 긴급 공개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아직까지 반대를 표명한 국가가 없어 25일(현지시각)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안보 이슈가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이 된 상황이라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기존에 채택된 대북재재 결의에 이미 북한의 ICBM 추가 발사 시 취할 조치가 규정됐다.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발사로 지난 2017년 12월 채택된 2397호 결의에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안보리는 이른바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에 따라 대북 유류 공급 제재를 자동으로 강화하게 된다. 이 트리거 조항은 새 결의안이 안보리 회의에서 승인돼야 발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처를 위해서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결의안 채택에는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안보리는 중국·러시아의 비협조로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추가제재는 물론 언론성명도 채택할 수 없었다. 중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도 당사국이 외교적 해법을 통해 평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당사국들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국면에 착안해 대화와 협상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