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2022.3.28/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대일(對日) 외교 '시험대'에 올랐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바로 다음날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파문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의 경색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선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일 양국은 안보와 경제번영 등 여러 협력과제를 공유한 동반자"란 말도 했다.


그러나 이튿날 일본에선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서술을 강제성이 결여된 표현으로 대거 수정·삭제하고, 독도를 일본 땅으로 명기한 고등학교 교과서들이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윤 당선인 측은 허를 찔린 탓인지 지난달 30일엔 이번 일본 교과서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하다가 31일에야 "어떤 역사 왜곡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김은혜 대변인)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10일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공식 취임하기 전에도 한일 간엔 이와 유사한 논란이 불거질 만한 계기가 여럿 있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당장 4월엔 일본의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춘계 예대제(제사)가 열려 현지 보수 우익 정치인들의 집단참배가 예상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신사에 공물을 낼 가능성이 크다.
또 일본 정부의 2022년판 외교청서 발간도 4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외교청서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란 등의 억지 주장이 실릴 게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윤 당선인 취임식에 맞춰 일본 정부가 경축사절을 파견하더라도 국민 정서상 환영받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는 더 더욱 주고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도 "향후 예정된 일본 내 일정을 감안할 때 한일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이 거의 없다"며 "역사문제는 한일 모두 정권이 바뀐다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올바른 역사인식'은 한일관계에서 늘 갖고 가야 하는 상수"라며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윤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만큼 일본도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기시다 총리와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으로선 보수 표심을 의식해서라도 "자의반 타의반 '우경화'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